美 반도체 대중수출 통제 영향
투자 줄이거나 법인 별도 분리


미국 정부가 반도체 분야에서 대중 제재를 강화하자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업체들이 중국과 결별에 나서고 있다.

22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중국 화웨이(華爲)가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SMIC의 7㎚(나노미터) 첨단 반도체를 장착한 5G 스마트폰 ‘메이트60’ 시리즈를 출시한 이후 중국 반도체 제조회사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로이터는 미국 상무부가 지난해 말 SMIC에 부품을 공급하는 미국의 반도체 제조용 부재 공급업체인 인테그리스를 비롯한 수십 개의 미국 기업에 공문을 보내 대중 수출을 중단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매체는 “SMIC가 화웨이에 첨단 반도체를 공급한 업체로 추측되고 있는 만큼 해당 조치는 화웨이를 견제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SMIC와 거래 중인 미국 기업들을 압박해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 조이기를 가속화한 것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17일 엔비디아의 저사양 인공지능(AI) 칩 ‘A800’과 ‘H800’ 등의 대중 수출을 원천 통제하는 등 보다 강화된 반도체 수출 통제안을 발표했다.

미국 정부 규제 강화에 미국 벤처캐피털은 중국 스타트업 투자를 줄이거나 법인을 별도 분리하고 있다. 금융 데이터 분석 기업 피치북에 따르면 미국 투자자의 중국 스타트업 거래액은 2021년 470억 달러(약 62조6275억 원)에서 2023년 56억 달러로 88% 감소했다.

1990년부터 중국 스타트업에 투자를 해온 DCM 벤처스는 지난해 말 태평양 지역의 유망 신생기업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펀드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하면서 미국, 일본, 한국 투자 의사를 밝혔지만 중국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했다. 2005년부터 중국에 투자해 온 투자회사 세쿼이아 캐피털은 지난해 중국 사업장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했다. GGV 캐피털 역시 지난해 9월 미국과 아시아 사업을 분리하겠다고 발표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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