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당대표·원내대표 정면충돌
총선 패배에 대한 위기감 작용
임혁백 공관위원장도 문제인정
문제 업체가 조사서 배제되면
19~21일 조사 공정논란 커질듯
당측 “김병기 관여 사실 아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불공정 여론조사’ 논란을 낳은 업체인 리서치디앤에이를 당내 경선조사업체에서 제외할 뜻을 밝힌 것은 일파만파로 확산하는 공천 파동과 관련한 특단의 조치 없이는 총선 승리를 이끌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과거 성남시 여론조사 용역을 맡은 이 업체가 경선조사 경쟁 입찰에서 탈락했음에도 친명(친이재명)계 핵심인 김병기 의원의 관여로 하루 만에 추가 선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홍 원내대표의 조치는 공천 파동의 정점에 있는 이재명 대표를 향해 정면으로 문제 제기를 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날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6일 경쟁 입찰을 통해 경선 자동응답(ARS) 여론조사기관으로 티브릿지·우리리서치·유앤미리서치 등 3개 업체를 선정했다. 하지만 하루 뒤인 7일 선관위 내 여론조사 담당 분과에서 “과중한 업무 분담을 위해 한 군데 업체를 추가해야 한다”고 요청하면서 입찰에서 탈락한 리서치디앤에이가 추가로 포함됐다.
민주당 공보국은 이날 추가 선정 과정에 당 수석 사무부총장이자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인 김 의원이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홍 원내대표의 문제 제기로 이 업체가 경선조사에서 제외될 경우 지난 19~21일 진행된 1차 경선 조사를 둘러싼 공정성 논란도 불거질 전망이다.
리서치디앤에이는 지난 17일 일부 지역구에서 현역을 제외하고 친명계 영입 인사 등을 넣은 정체불명의 여론조사를 시행해 논란을 낳은 업체다. 이 회사는 우리리서치·티브릿지·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와 함께 현역 의원 평가를 위한 공식 기관으로도 선정돼 최근 각각 하위 10%와 하위 20% 통보를 받았다고 공개한 박용진 의원과 송갑석 의원 여론조사를 지난해 12월 시행했다고 한다.
홍 원내대표의 리서치디앤에이 제외 요구는 이 대표와 홍 원내대표가 공천 잡음 대응에서 상당한 온도 차이를 보이던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국민 눈높이 공천”이라며 줄곧 안일한 사태 인식을 드러낸 이 대표와 달리 홍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의원총회 후 임혁백 당 공관위원장을 만나 투명한 공천에 대한 약속을 받아낸 데 이어 22일엔 이해찬 전 대표를 만나 공천 파동 수습을 위한 자문을 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선 “공천 배제 대상자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수용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도 “불가피함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나윤석·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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