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22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전광판에 역사상 처음으로 39000선을 돌파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종가가 표시돼 있다. 오른쪽 사진은 같은 날 34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닛케이지수가 적혀 있는 전광판 앞을 한 행인이 지나가고 있는 모습.  EPA AFP 연합뉴스
미국과 일본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22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전광판에 역사상 처음으로 39000선을 돌파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종가가 표시돼 있다. 오른쪽 사진은 같은 날 34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닛케이지수가 적혀 있는 전광판 앞을 한 행인이 지나가고 있는 모습. EPA AFP 연합뉴스


■ 다우 사상 첫 39000선 돌파

엔비디아 호실적, 주가 16.4%↑
시총 하루 만에 361조원 폭증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최고

26일 韓 ‘기업 밸류업’ 발표 주목




인공지능(AI) 주도주인 엔비디아의 ‘힘’이 무섭다. 다우지수는 물론, 대표적인 반도체 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4600선을 넘으며 사상 최고를 기록하는 등 미국 증시가 ‘마의 숫자’를 깨며 연일 고점을 갈아치우고 있다.

미 동부시간 22일 미국 증시는 대부분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급등했다. 특히, 반도체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 개선이 이어지면서 반도체 상황을 반영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4.97% 급등한 4667.37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도 16000선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였던 2021년 11월 19일 16057.44(종가 기준)를 10여포인트가량 남겨두고 있다.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미 증시 랠리를 이끌고 있다. 전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공개된 Fed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으로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4.3%대까지 올랐지만, AI 열기를 잠재우지는 못했다. 엔비디아 주가가 16.4%의 급등세를 기록하면서 시가총액도 2조 달러에 근접했고, AI 관련 주식들도 일제히 고공행진을 보였다. ‘제2의 엔비디아’로 불리는 AMD는 전거래일보다 10.69% 폭등한 181.86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AI 반도체 회사뿐 아니라 인텔이 1.13% 하락한 것을 빼고는 일반 반도체 기업들도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퀄컴이 1.80%, 대만의 TSMC는 2.98% 상승했다.

그동안 AI 열풍을 이끌어 오며 전체 지수 방향을 가늠할 바로미터로 여겨졌던 엔비디아의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넘어서 AI 시장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면서 강한 추격 매수가 형성돼 증시 활황을 이끌었다는 게 미 월가의 분석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런 추세가 이제 시작일 수 있다는 점이다. 브래드콩거 허틀 캘러한앤코의 부수석투자책임자(CIO)는 “엔비디아 뉴스 영향이 전 세계적이었다”며 “반도체 공급망에 있는 모든 종목이 오르며 ‘반도체 순풍’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도 미국 증시 영향을 받아 이날 상승 출발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상승률은 이날 개장 이후 0.4~0.6% 수준에 머물고 있다. 미국 대부분 지수가 1.0%, 일본 닛케이지수도 2.0%대의 오름세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도 SK하이닉스반도체 등 AI 효과를 분명 보고 있기는 하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 등으로 투자가 분산되면서 미·일보다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며 “그러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인 자동차나 반도체 부문 등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지켜봐야 하겠지만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이 본격 시행되면 국내 증시도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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