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생산 실적 파운드리에 반영
올 시장점유율 10%대 올라설듯
삼성, 美공장건설 속도 내며 수성




인텔이 당장 올해부터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시장점유율 2위 자리를 두고 삼성전자와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올해부터 신설 파운드리 별도법인에 기존 자체 중앙처리장치(CPU) 생산 실적을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올해 시장점유율을 10%대로 단숨에 끌어올려 외견상 삼성전자와 2위 자리를 놓고 경합하는 모양새를 연출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가 집계한 지난해 3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보면 TSMC가 57.9%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삼성전자(12.4%), 글로벌파운드리스(6.2%) 등의 순을 기록했다. 인텔코리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팻 겔싱어 CEO가 2030년까지 파운드리 시장 2위에 오르겠다고 한 것은 실적 반영 변경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면서 “외부 고객 기준으로 명실상부한 2위를 차지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인텔이 이처럼 조기에 시장 위상을 높이고 기술 경쟁력을 강조해 반도체 생산을 맡길 고객사들을 단숨에 대거 늘리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인텔은 마이크로소프트(MS)·오픈AI·미국 상무부 등과 연합 전선을 펴고, 연말 1.8㎚(나노미터·10억 분의 1m), 2027년 1.4㎚ 초미세화 경쟁 계획을 발표하며 기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그동안 엔비디아·퀄컴·AMD 등 많은 대형 파운드리 고객사가 1순위로 TSMC를, 2순위로 삼성전자를 선택했는데, 2순위 자리를 놓고 삼성전자와 인텔이 치열한 다툼을 벌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전자도 미국 정부의 보조금 등을 발판으로 텍사스주 파운드리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는 등 파운드리 시장 2위 자리 수성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인텔이 네덜란드 ASML의 2나노 노광장비를 전 세계 최초로 공급받은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인텔이 아직 제대로 상용화가 안 된 장비를 먼저 시범 적용하는 것이어서 상당한 시간과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는 시각도 팽배하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
이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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