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서비스 중지 청구
업계 불황에 IP 분쟁 더해져


엔씨소프트(NC)가 카카오게임즈의 신작을 ‘리니지 라이크(유사)’ 게임이라며 표절 소송을 제기했다. 보릿고개를 이어가고 있는 게임업계가 자체 지식재산(IP)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칼을 빼 들고 있는 가운데 게임 저작권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NC는 전날 서울중앙지법에 카카오게임즈·레드랩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부정경쟁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및 서비스 중지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문제의 게임은 레드랩게임즈가 개발해 카카오게임즈가 오는 27일 출시·유통할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롬(ROM): 리멤버 오브 마제스티’(롬)다. 게임 콘셉트뿐 아니라 콘텐츠, 그래픽 디자인, 사용자 인터페이스, 연출 등에서 전반적으로 ‘리니지W’를 모방했다고 NC는 주장하고 있다. NC는 롬의 서비스 대상국 중 한 곳인 대만에서도 카카오게임즈를 고소했다.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이 줄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급감한 NC가 자체 IP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대작 롬의 흥행이 절실한 카카오게임즈는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됐다. 지난해 신작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감소했던 카카오게임즈는 롬으로만 올해 약 1000억 원대의 매출이 기대됐던 상황이다. 아직 소송과 관련한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고 있다.

양 사 간 법적 분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NC는 카카오게임즈의 지난해 3월 출시작인 ‘아키에이지 워’가 ‘리니지2M’을 모방했다며 같은 해 4월에도 제소했다. 다른 게임사 간에도 표절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 자사에서 퇴사한 개발자를 주축으로 설립된 아이언메이스가 미출시 데이터를 유출해 게임을 만들었다며 고소했다.

김정태 동양대 교수는 “국내 게임 매출 규모가 20조 원을 웃도는 만큼 제작사들의 성숙한 창작 윤리가 더욱 요구된다”고 했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이예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