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정주 파이터치연구원장이 지난 25일 서울 중구 통일로 파이터치연구원에서 문화일보와 인터뷰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라 원장은 “중대재해처벌법 등 각종 규제가 중소기업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강조했다.
라정주 파이터치연구원장이 지난 25일 서울 중구 통일로 파이터치연구원에서 문화일보와 인터뷰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라 원장은 “중대재해처벌법 등 각종 규제가 중소기업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강조했다.


■ ‘中企 보고서’ 낸 라정주 파이터치연구원장

노란봉투법 등 기업 규제 여파
과학적 분석·국제 학술지 게재

높은 상속세가 가장 큰 걸림돌
공제땐 혁신기업 1.2% 늘지만
업종변경 규제하면 1.6% 감소

자영업 IoT활용땐 영업익 증가
마케팅용 앱·통신망 지원해야


글·사진 = 박지웅 기자 topspin@munhwa.com

“중소기업은 대한민국 기업의 99.9%를 차지해 우리 경제의 근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노란봉투법, 높은 상속세 등 각종 규제가 이들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라정주(50) 파이터치연구원장은 지난 25일 문화일보 기자와 만나 글로벌 4차 산업혁명 시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 중소기업은 거듭되는 혁신을 보이고 있지만, 대한민국 중소기업들은 정부 규제에 발목이 잡혀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중소기업 전문 민간연구기관인 파이터치연구원은 노란봉투법 등 각종 규제가 국내 경제와 일자리에 어떠한 악영향을 끼치는지 과학적으로 분석한 보고서를 최근 발표해 큰 관심을 끌었다. 특히 중처법이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확대 적용되면서 연간 1만1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하고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연간 1조2000억 원(0.1%) 감소할 것으로 추산하는 보고서가 눈길을 끌었다.

라 원장은 “현장에서는 중처법이 도입되면 사업장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만 한다. 근거와 수치가 없다. 하지만 우리 연구원은 수치와 팩트로 그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그가 발표하는 논문은 국제적 학술지에도 등재될 만큼 ‘객관성’을 갖췄단 평가를 받는다.

노동 문제 등을 다룬 총 17편의 논문을 국내외 저널에 게재했고, 이 중 6편은 SSCI급 국제 학술지 게재 승인을 받았다. SSCI급 국제학술지의 논문 게재 거절률이 90%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성과다.

라 원장은 국내 중소기업이 성장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로 ‘높은 상속세’를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의 가족기업은 전체 기업에서 약 74%를 차지할 만큼 가족기업의 가업승계가 중요하지만 높은 상속세가 이를 가로막는다”고 설명했다. 파이터치연구원은 업종 변경을 제한하는 규제 없이 매출액 5000억 원 미만 기업에 가업상속공제 혜택을 부여하면 혁신 기업 수가 1.27% 증가하지만, 업종 변경을 제한하는 규제를 추가하면 혁신 기업 수가 1.61% 감소한다고 보고서를 통해 발표한 바 있다. 라 원장은 “가업상속공제에 따른 거시경제의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업종 변경 제한 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중소기업이 앞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 원장은 “마케팅용 IoT를 활성화하면, 자영업자 영업이익이 12.9%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듯이 미래에는 IoT가 중요한 시대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 자영업에 적용할 수 있는 마케팅용 IoT 사례는 애플의 아이비콘, 중국의 인타이 백화점 온·오프 연계 서비스, 중국의 바이두 KFC 스마트레스토랑 등이 있다. 라 원장은 “자영업에서 마케팅용 IoT를 활성화하기 위해 자영업자용 IoT 앱을 공공에서 개발해 민간기업에 기술을 이전해주고, ‘엣지(Edge) 컴퓨팅’ 방식의 통신망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반복적 육체 업무’(부품조립원, 수작업 라벨부착원)와 ‘반복적 지능 업무’(은행원, 경리)를 하는 일자리는 AI에 의해 쉽게 대체될 수 있기 때문에 AI가 대체하기 힘든 ‘비반복적 지능업무’(응용 소프트웨어 설계자, 관리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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