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조영훈(28)·강우인(여·28) 부부

저(영훈)는 군 복무 기간 중 외출을 나갔다가 지금의 아내를 처음 만났습니다. 군 생활 말년에 후임에게 여자친구를 소개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후임은 사촌 누나에게 연락해 주변에 소개해 줄 사람이 없냐고 물었습니다. 후임의 사촌 누나는 주변에 아는 사람들은 다 남자친구가 있다며, 자신이 소개를 받겠다 했죠. 그 후임의 사촌 누나가 제 아내입니다.

당시 제가 복무했던 부대는 평일 외출 시범 부대로 선정돼, 평일 외출이 가능했습니다. 평일 외출 신청 후 부대에서 나오자마자 꽃다발을 사서 약속 장소에 갔습니다. 아내와 처음 눈을 마주친 순간, 바로 사랑에 빠졌던 것 같습니다. 부대 복귀까지 불과 한 시간 남겨둔 시점이었는데, 저희는 식당이나 카페를 찾는 것도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고 약속 장소 근처 벤치에 앉아 대화를 나눴습니다. 1시간 동안 쉴 틈 없이 대화를 나눴던 것 같습니다. 계속 웃어 광대가 저릴 만큼 재미있었습니다. 이대로 헤어지는 게 아쉬워, 미리 준비한 꽃다발을 건네며 “저와 사귀어 주시겠어요?”라고 고백했습니다. 첫 만남에 고백한 것도 웃겼지만, 아내는 그런 제 고백을 받아줬어요. 그렇게 저희의 5년 연애가 시작됐죠.

결혼을 결심하는 데 있어 ‘행거 사건’을 빼놓을 수 없어요. 아내가 사는 곳에 2단 행거를 설치해 준 날이었어요. 제가 고정을 잘못해서, 옷을 다 걸었을 때 행거가 무너졌어요. 저희 둘이 행거에 파묻혔죠. 그리고 몇 초의 정적이 흐른 뒤 저희 둘 다 동시에 웃음이 터져 나왔어요. 아내는 이때 ‘이 사람이 실수하는 것도 좋으니 뭐든 괜찮겠다’고 생각하면서 처음 저와 결혼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대요.

지난해 결혼식을 치르며 부부가 됐어요. 결혼 전과 가장 달라진 걸 꼽자면 둘만의 관계에서 서로의 가족들까지 한 가족이 됐다는 점이에요. 아내의 부모님이 저의 장인어른·장모님이 되고, 새로운 가족이 되니 평생 함께할 내 편이 늘어난 것 같아 좋아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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