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위증교사 사건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위증교사 사건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재판에서 위증을 자백한 김진성 씨가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부인에 대해 “인간적인 배신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고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였던 김 씨는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김동현) 심리로 열린 자신에 대한 피고인 신문에서 “이 대표의 부탁으로 위증했다”면서 이같이 진술했다.

김 씨는 지난달 22일 공판에서 이 대표가 “김 씨와 저는 애증 관계이자 위험한 관계로, 거짓말을 해달라고 요구할 관계가 아니다”라고 주장한 데 대해 “많이 서운한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마치 제가 주도한 것처럼 폄하해서 서운하고 놀랐다”며 “그 표현(애증·위험한 관계)은 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검찰은 최근까지도 이 대표와 김 씨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는 증거로 2022년 9월 이 대표의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체포됐을 때 나눴던 문자메시지를 법정에서 제시했다. 당시 김 씨는 이 대표를 위로하기 위해 전화를 했으나 받지 않자 “힘내세요 형님”이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이 대표는 다음날 “감사합니다”라고 답신했다. 앞서 이 대표가 대선에서 낙선했을 때도 “몸 추스르고 다음을 모색하자. 형님, 지사님, 시장님, 대통령님, 예비 대통령님께”라고 김 씨가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이 대표는 “감사합니다 ^^”라고 답했다.

김 씨는 “이전 공판에서 (이 대표가) 소위 꼬리 자르기를 했는데, 거대 야당 대표에게 가진 최소한의 존중을 허물어뜨리는 모멸감과 인간적인 배신감을 느꼈느냐”는 변호인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기도 했다. 김 씨는 위증 이유에 대해 “이분이 큰 꿈을 가진 상황이어서 측은함도 있었고 급한 상황이라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경기지사의 부탁이라는 중압감도 있었다고 했다.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이 대표가 기억나지 않는다는 김 씨에게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하면 되지”라고 말하는 녹취 파일도 재생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요구대로 하는 게 맞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김 씨는 이에 따라 이듬해 1월 당시 이 대표의 변호인에게 증인신문 사항을 미리 전송받아 합을 맞췄다는 검찰의 수사 결과도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검찰은 당시 재판 증언 전 김씨가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최선을 다하고 올게요”라고 보낸 문자메시지도 공개했다.

이현웅 기자
이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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