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Economy

폭발 위험 내세워 운송 금지
업계 “철도 활용땐 수출에 힘”
관련 규제 철폐 목소리 커져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

세계 리튬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중국에서 수출 및 활성화를 위해 수송 관련 규제를 완화·철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송에 대한 어려움과 배터리 차량에 대한 각종 규제로 중국 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볼멘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26일 현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최근 철도 운송을 통한 리튬 배터리 수송과 관련된 규제를 완화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리튬 배터리 수송에 각종 제한이 많아 완성품의 철도 운송에 한계가 있어 원활한 수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은 현재 전 세계 2차전지 수출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폭발 위험성 등을 이유로 현재 철도에서의 리튬 배터리 및 전기자동차 등의 철도 운송을 제한하고 있다. 철도를 활용한다면 유럽,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으로의 수출이 한층 원활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주장이다. 상하이(上海) 화물열차의 모기업인 오리엔탈 인터내셔널 엔터프라이즈의 왕웨이(王偉) 부총경리는 앞선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서 “현재 국제 기관은 리튬 배터리 운송 규칙에 대한 새로운 안전 보호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며 “교통 당국은 전면적인 금수 조치보다는 리튬 배터리의 철도 운송에 대한 조치를 새로 제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는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의 철도운송 규제 해소도 요구 중이다. 리수푸(李書福) 지리(吉利)자동차 회장은 “현재 철도 운송 산업 표준은 수십 년 전의 시장 환경을 기반으로 제정됐기 때문에 리튬 배터리 운송이 엄격히 금지돼 철도 운송을 통한 신에너지 차량의 수출이 제한된다”며 “전기자동차의 제품 특성에 따라 기존 표준을 적절히 수정해 전기자동차와 리튬 배터리 부품을 운송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춘제(春節·설) 기간에는 전기자동차를 구매한 고객들의 원성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이난(海南) 섬 관광을 위해 카페리를 타고 들어갔던 사람들이 섬을 떠나는 카페리 좌석을 3월까지도 구하기 어려운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지난해 12월 하이난성 교통부 및 해사국이 화재 발생 등의 위험성을 이유로 카페리의 전기차 수송 비중을 전체의 10%, 최대치 18대로 제한한 때문이다. 중국 SNS인 웨이보(微博)에는 한 관광객이 “전기차를 사고 처음으로 한 후회”란 글이 검색 1위에 오를 정도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중국의 자동차 평론가 한루(韓路)는 “수출용 선박에는 수많은 전기차를 잘도 실어 보내면서 카페리만 문제 삼는 것은 무슨 법이냐”며 쓴소리를 했다.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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