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트로트 황제’ 나훈아 은퇴 선언… 4월부터 마지막 순회 콘서트
데뷔 58년만…“고마웠습니다”
“한발 또 한발 걸어온 길이
반백년 훌쩍 넘어 여기까지 와
박수칠때 떠나라는말 따르겠다”
“‘박수 칠 때 떠나라’라는 쉽고 간단한 말의 깊은 진리의 뜻을 저는 따르고자 합니다.”
트로트의 황제라 불리는 가수 나훈아(77)가 이 같은 입장을 밝히며 은퇴를 선언했다. 1966년 ‘천리길’로 데뷔한 지 58년 만이다.

나훈아의 소속사 예아라 예소리는 27일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 개최 소식을 전하며 나훈아가 쓴 편지(사진)를 배포했다. 나훈아는 친필 사인을 담은 이 편지에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한발 또 한발 걸어온 길이 반백 년을 훌쩍 넘어 오늘까지 왔습니다”라고 운을 뗀 후 “마이크를 내려놓는다는 것이 이렇게 용기가 필요한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습니다. ‘박수 칠 때 떠나라’라는 쉽고 간단한 말의 깊은 진리의 뜻을 저는 따르고자 합니다”라고 밝혔다.
나훈아가 더 이상 공연을 열지 않겠다는 의미인지, 가수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선언인지 정확히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마이크를 내려놓는다’는 말에서 사실상 은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나훈아 측도 “기사 작성할 때 ‘나훈아의 편지’는 따로 타이핑하지 마시고, 꼭 이미지 파일로 그대로 업로드 부탁드린다”고 당부하며 나훈아의 굳은 결심을 간접적으로 전했다.
이번 공연의 제목인 ‘고마웠습니다’는 오랜 기간 그를 지지해준 팬들에 대한 마음을 담았다. 나훈아는 “세월의 숫자만큼이나 가슴에 쌓인 많은 이야기들을 다 할 수 없기에 ‘고마웠습니다’라는 마지막 인사말에 저의 진심과 사랑 그리고 감사함을 모두 담았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긴 세월 저를 아끼고 응원해주셨던 분들의 박수와 갈채는 저에게 자신감을 더하게 해주셨고, 이유가 있고 없고 저를 미워하고 나무라고 꾸짖어 주셨던 분들은 오히려 오만과 자만에 빠질 뻔한 저에게 회초리가 되어 다시금 겸손과 분발을 일깨워주셨습니다”라며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크고 높은 소리로 외쳐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 고마웠습니다”라고 거듭 인사를 전하며 편지를 마무리했다.
1947년생으로 알려진 나훈아는 1966년 데뷔 후 ‘무시로’ ‘갈무리’ ‘잡초’ ‘고향역’ 등 숱한 히트곡을 냈다. 지난 2007년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공연을 취소하고 두문불출하며 온갖 루머에 시달렸으나 11년 만인 2017년 새 앨범 ‘드림 어게인’을 공개한 후 활발히 활동해왔다.
한편 나훈아의 마지막 공연 ‘고마웠습니다’는 오는 4월 인천을 시작으로 청주, 울산, 창원, 천안, 원주, 전주로 이어진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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