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코인’이 인공지능(AI) 테마코인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27일 오전 홍채 인식 기기인 ‘오브(orb)’가 설치돼 있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공유 오피스를 찾은 한 방문객이 홍채 인식을 하고 있다.  백동현 기자
‘월드코인’이 인공지능(AI) 테마코인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27일 오전 홍채 인식 기기인 ‘오브(orb)’가 설치돼 있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공유 오피스를 찾은 한 방문객이 홍채 인식을 하고 있다. 백동현 기자


열흘새 2배↑… 가입대기 1시간
홍채인식에 개인정보 유출 우려

비트코인은 5만5000달러 돌파


인공지능(AI) 테마주에 이어 AI 테마코인으로 분류되는 월드코인(WLD) 가격이 열흘 새 2배 가까이 오르면서 국내 가입자도 급증하는 등 광풍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홍채를 통해 가입하면 무상으로 WLD를 지급하는데, 일단 금융당국은 “현행법상 위법은 아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과열투자에 따른 피해 우려뿐 아니라 ‘AI 시대’ 주요 보안수단인 홍채 및 개인 정보 유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기자가 지난 25일 오후 6시쯤 홍채 인식이 가능한 ‘오브(orb)’가 설치돼 있는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한 카페를 방문했을 당시 대기줄은 상당했다. 기자는 대기번호 130번을 받았고, 1시간 이상 기다린 뒤에야 홍채 인식을 통한 가입이 가능했다. 10분에 걸쳐 가입을 완료하자 바로 가상화폐 지갑(월드앱)으로 10WLD가 지급됐다. 현재 시가로 따지면 11만 원 어치로, 개인에게 1년간 지급되는 76개를 전부 수령하게 되면 83만 원 상당을 공짜로 얻게 되는 셈이다. 이곳에서 만난 중년 여성은 “눈동자 사진 한 번에 90만 원이면 남는 장사 같다”며 웃음 짓기도 했다.

지난해 7월 공식 발행된 WLD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가 만든 가상화폐 기본소득 프로젝트다.

하지만 각종 부작용도 우려된다. 2017년 국내를 휩쓸었던 가상화폐 광풍이 재연되면서 향후 가격 폭락 시 막대한 투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가상화폐 대장 격인 비트코인은 26일(현지시간)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개당 가격이 전날 대비 6.42% 상승한 5만5508달러(약 7387만 원)까지 오르면서 2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개인정보위원회 관계자는 “본인이 동의한 정보수집 행위는 현행법상 문제는 아니다”면서도 “홍채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유출될 경우, 피해가 비가역적이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혁 기자 gugij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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