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가 27일 서울 중·성동갑에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전격 컷오프(공천 배제) 하고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 공천했다. 민주당 공천 파동의 화약고로 지목된 서울 중·성동갑 공천에 예상대로 이 대표와 친명(친이재명)계의 의중이 그대로 반영되면서 계파 내홍은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규백 민주당 전략공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 브리핑에서 “서울 중·성동갑에 전현희 후보자를 추천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비명(비이재명)계에선 임 전 실장에 대한 컷오프 기류가 감지되면서 지속적인 우려를 표명해왔다. 친문(친문재인)계인 고민정 최고위원은 전날 “지금 상황으로는 임 전 실장에 대한 공천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까지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 전 실장보다 지지율이 더 잘 나오는 사람이 누가 있는가 하는 조사를 아마 여러 차례 한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에 더 잘 나오는 사람이 있었으면 여기까지 왔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당내 공천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이해찬 전 대표 역시 이 대표 측에 “임 전 실장 공천을 긍정적으로 검토해달라”는 뜻을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실장은 16∼17대 총선 당시 중·성동갑 지역에서 승리해 재선을 지냈다. 19대 국회 이후 이곳에서 내리 3선을 지낸 홍익표 원내대표가 서울 서초을로 지역구를 옮기자 다시 한 번 중·성동갑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 전략공관위는 임 전 실장에게 험지로 분류되는 서울 송파갑 출마를 타진하기도 했으나 임 전 실장은 중·성동갑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당 안팎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임 전 실장의 공천을 배제한 것은 사법 리스크로 인해 ‘방탄 정당’ 구축을 노리는 이 대표가 차기 당권의 최대 경쟁자 중 한 명이자 친문계 실세인 임 전 실장을 내치려는 의도가 반영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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