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이 시흥 호갱 취급…이재명 사당 심판하는 게 정치 발전”
14~15대 국회의원을 지낸 고(故) 제정구 전 의원의 참모 출신들이 제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경기 시흥에서 ‘금뱃지’를 놓고 혈전을 벌일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윤식 전 시흥시장은 2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소속으로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의 지역구인 경기 시흥을에 출마한다”며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을 혼쭐내고 이재명 사당을 심판하는 것이 정치 발전에 기여하는 길이라는 생각으로 이 길에 나섰다”고 밝혔다.
김 전 시장은 “민주당과 조정식 사무총장은 4년 전에는 나를 전략공천으로 뭉개더니 이번에는 부적격 처리로 또 뭉갰다”며 “불출마도 생각했지만, 민주당을 지키고 있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흥을은 생긴 이후 조정식 의원이 5선을 한 지역이다. 20년 넘게 민주당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준 지역인 만큼 지금에 와서는 다수 시민이 ‘자꾸 한쪽을 지지해주다 보니 이제 호갱 취급한다’, ‘더 이상 안 되겠다’는 기류가 있다”며 “반전을 만들어 낼 각오로 출마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호갱은 ‘호구 고객’이란 뜻의 속어다.
김 전 시장은 1992년 제 전 의원 비서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이후 경기도의원과 행정자치부 장관 정책 보좌관을 거쳐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내리 3선에 성공하며 시흥시장을 지냈다. 그는 2020년 총선에서 경기 시흥시을 현역이었던 조정식 의원에게 도전장을 냈지만, 당시 민주당이 조 의원을 단수공천해 경선 기회를 얻지 못했다. 당시 김 전 시장은 항의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가 포기했지만, 민주당은 22대 총선 예비후보 검증 과정에서 김 전 시장의 당시 일을 문제 삼아 ‘부적격’ 판정했다. 그는 국민의힘 입당에 앞서 시흥을 출마와 관련해 조율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제에서 핵심 인사로 떠오른 조 사무총장은 제 전 의원이 초선 시절 통합민주당 당무기획실장을 할 때 ‘전문위원’으로 제 전 의원을 도운 참모 출신이다. 17대 총선에서 시흥시 갑·을이 분리된 이후 현 국민의힘 계열 후보들을 연이어 꺾으며 저력을 과시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공천이 유력한 상황이지만, 최근 한 언론이 ‘이재명 대표가 조 총장에게 총선 불출마를 권유했다’고 보도하면서 향후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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