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곽성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곽성호 기자


■ 친명-비명 공천내전 격화

“李, 교도소 안가려고 당 운영”
비명계 격앙 반응 쏟아내지만

李, 尹정부 공격하며 시선돌려
‘공천완료후 민심 돌아와’ 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8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공수표로 여당 선거를 거드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한 서울 중·성동갑 공천 컷오프를 결정하면서 ‘문·명(문재인·이재명) 전쟁’이 본격화했지만, 당내 공천갈등과 관련해서는 일절 침묵한 채 정부·여당에 화살을 돌리며 시선 분산에 나선 것이다. 고민정 의원의 최고위원 사퇴로 친명(친이재명) 일색의 최고위원회의가 진행된 이날 정청래 최고위원 등은 “이 대표는 민주당의 시대정신이고 상징”이라고 엄호하면서 ‘친명 공천’을 옹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고 의원 불참 속 열린 당 최고위에서 “민생 경제를 챙겨야 하는데 선거에 도움을 주실 의도로 저희는 판단합니다만, 평소 하지 않던 온갖 정책을 발표한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어 “여당의 총선 선거대책위원장이라고 불리는 윤 대통령께서 설익은 말들을 너무 많이 하는 바람에 개학을 앞둔 학교와 학부모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아이를 맡겨야 하는 학부모, 짧은 기간에 준비를 마쳐야 하는 학교 모두 늘봄학교 때문에 비상”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해 의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과 관련해선 “정부의 말 따로, 행동 따로는 의료 정책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말만 앞세우고 일 제대로 못 하는 정권”이라며 “민생을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친명 지도부가 당내 혼란상을 수습하기보다 외부로 시선을 돌리며 정면돌파에 나선 것은 공천 완료 이후 민심이 되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은숙 최고위원은 “김건희 방탄 공천으로 진행된 것”이라며 국민의힘을 비판하면서 “안개가 걷히고 난 이후 공천받은 양당의 후보들이 무대에 서면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국민의힘의 대구·경북 지역 공천이 시작돼 잡음이 나올 때 민주당의 공천 잡음은 종료될 것”이라며 “3월에 반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부의 낙관에도 문·명 계파 충돌 양상은 더욱 격화하고 있다. 이날 탈당을 선언한 설훈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는 연산군처럼 모든 의사결정을 자신과 측근과만 결정한다”며 “그저 자신이 교도소를 어떻게 해야 가지 않을까 만을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친명계 2인자인 정 최고위원은 “정치계도 신인 정치인이 노쇠한 정치인을 밀어내고 교체된다. 이것이 시대흐름이고 시대정신”이라며 이 대표 옹호에 나섰다. 두 계파 간 갈등은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대선 때 군소 후보였던 이 대표는 가장 앞섰던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날을 세우며 몸집을 키웠고, 지지자들도 경선 불복을 외치며 비난에 가세했다.

김성훈·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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