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절벽’직격탄, 잇단 감원
업계 “기업청산·M&A 늘 것”


“이제는 ‘성장’이 아니라 ‘생존’이 스타트업 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올해도 구조조정 칼바람이 몰아닥칠까 봐 마음을 놓을 수가 없어요.”

A 스타트업 팀장급 관계자는 29일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일각에선 올해 투자 여건이 개선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있지만, 아직은 회사 자금이 여전히 동맥경화 상태이고, 이직하는 개발자도 상당히 많다”고 토로했다.

고금리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벤처·스타트업 업계가 ‘투자 절벽’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른바 잘나갔던 스타트업들조차 생존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가운데 올해도 관련 업계에서 인력 구조조정과 기업청산, 인수·합병(M&A) 등이 더욱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벤처투자 정보업체 더브이씨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전체 투자는 1429건으로, 전년(2236건) 대비 36.1% 급감했다. 같은 기간 투자금 합계도 14조9075억 원에서 7조309억 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더브이씨 관계자는 “저금리 정책으로 투자 호황이 정점이었던 2021년 당시 투자금이 전년 대비 192.9% 급증한 것과 정반대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벤처 투자 이력이 있는 스타트업 중 폐업한 기업은 총 146개 사에 달했다. 벤처 투자 시장이 본격적으로 얼어붙기 이전인 2021년 114개 사와 비교하면 28.1%나 증가한 수치다. 옐로모바일의 자회사 옐로디지털마케팅과 옐로오투그룹은 각각 511억 원, 3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지만 지난해 10월 사업을 정리했다. 소상공인 매출 정산 플랫폼 더체크와 샐러드 배송 스타트업 프레시코드, 화훼시장 중개 플랫폼 오늘의꽃도 폐업했다.

국내 대표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들마저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여가·숙박 플랫폼 야놀자와 자회사 야놀자클라우드코리아가 희망퇴직을, 부동산 플랫폼 직방 자회사인 직방파트너스도 권고사직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져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최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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