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기부 ‘2023 기업 동향’
고금리·고환율·고물가 영향
신규창업, 역대 두번째‘최저’
테무 등 해외 플랫폼 공습에
온라인소매업도 감소세 전환
지난해 신규 창업기업 수가 역대 두 번째로 적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부동산 경기 부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e커머스 공습에 그동안 증가세를 보였던 소매업 신규 창업은 감소로 전환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9일 ‘2023년 창업기업동향’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창업기업 수가 전년 대비 6.0% 감소한 123만8617개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6년(119만 개) 이래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또 창업기업 수는 최근 3년 연속으로 줄어들었다. 중기부 관계자는 “2022년부터 이어진 부동산 경기 부진 등으로 부동산업 창업기업(12만7000개)이 38.4%나 감소한 것이 신규 창업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동산업을 제외한 창업기업도 111만2000개로 제자리걸음 수준에 그쳤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소위 ‘3고(高)’ 현상이 창업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 보면 국내외 경기 부진으로 투자가 축소되고 수출이 줄어 도소매업(-1.4%), 건설업(-8.6%),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9.0%) 등 분야에서 줄줄이 신규 창업이 감소했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와 큐텐, 테무 등 해외플랫폼의 공습으로 국내 온라인 소매업 창업이 크게 위축하면서 2021년과 2022년 전년 대비 각각 13.4%, 11.6% 증가했던 소매업(자동차 제외) 창업은 지난해 0.5% 감소로 전환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낮은 초기 투자비용, 해외판매 용이성 등의 이유로 온라인 소매창업이 그동안 증가해 왔으나 지난해부터 알리 등 대형 역외 해외사업자가 등장하면서 국내 소규모 온라인 창업이 크게 위축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소상공인 김모(32) 씨는 “국내 스마트스토어에서 욕실매트를 판매해 왔는데, 최근 테무에서 비슷한 제품이 10분의 1 가격에 판매되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대면 업종 생산이 확대되며 숙박 및 음식점(16만9000개·8.1%)과 전기·가스·공기(3만2000개·32.7%) 업종 등은 신규 창업이 늘었다. 김영덕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 대표는 “과거 초저금리 때처럼 창업만 하면 투자받는 시절은 지났다”며 “창업기업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가 중장기적인 지원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지웅 기자 topspi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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