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인적 쇄신 박차
하나·신한 등도 개편 논의


오는 3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정부가 금융사 등 주인 없는 회사부터 지배구조 개선을 강도 높게 주문하고 있는 가운데(문화일보 2월 28일자 1·5면 참조), 국내 주요 4대 금융그룹이 사외이사 인적 쇄신 및 사업 개편 등의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전날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사외이사를 기존 6명에서 7명으로 보강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우선 임추위는 임기 만료로 퇴임한 전임 송수영 사외이사 자리에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등 2명의 신임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사외이사를 확대해 전문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우리금융 사외이사 수는 신한금융(9명), 하나금융(8명), KB금융(7명), NH농협금융(7명)에 비해 적은 편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발표하며 국내 은행의 이사 수가 평균 7~9명으로 글로벌 주요 은행 대비 매우 적은 수준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전문분야 확대에 따른 위원회 증가와 맞물려 사외이사 1인의 소관 위원회도 과다한 상태다. 특히 이번에 추천된 신임 사외이사 후보는 모두 여성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전문분야, 성별 등 다양성이 더욱 확장된 만큼 우리금융의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추천된 사외이사들의 최종 선임은 3월 주총 때 이뤄질 전망이다.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합병(M&A)을 고민하고 있는 우리금융은 이날 오전 열리는 이사회에서 ‘한국포스증권’ 인수와 관련된 안건은 상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비은행 강화 방안 등에 대한 이사회의 논의와 고민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그룹도 이날 이사회를 열고 이사회 구성 개편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중징계 취소 관련 항소심 선고와 맞물려 추후 불거질 수도 있는 사법 리스크에 대비하는 성격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다음 달 초 이사회를 여는 신한금융그룹도 이사회 인적 구성 및 운영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이사회의 독립성과 다양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 21일 사외이사 후보 추천 등을 마친 KB금융그룹은 기존 사외이사 3명을 모두 그대로 후보로 추천하며 사외이사 개편을 최소화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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