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월 삼겹살 소비자물가지수 119.0…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
자영업자 “삽겹살 데이 특수 실종 걱정돼…고객들 발길 뚝 끊겨”
“최근 삼겹살집에서 외식을 했는데, 1인분(180g) 가격이 2만1000원이나 하더군요. 삼겹살이 서민의 음식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된 것 같아요.”
직장인 박모(40) 씨는 지난 주말 아내, 아이와 함께 삼겹살집에서 외식을 한 뒤 부쩍 오른 삼겹살 값에 깜짝 놀랐다. 삼겹살 3인분에 소주 한 병과 된장찌개, 계란찜, 공깃밥 등을 추가로 시키자 밥 값이 9만 원 가까이 나왔다. 박 씨는 “삼겹살을 1∼2인분 정도 더 먹고 싶었지만, 비용 부담 때문에 추가 주문을 하지 못했다”며 “가뜩이나 지갑 사정도 좋지 않은데, 당분간 외식을 자제해야겠다”고 말했다.
삼겹살 소비가 급증하는 ‘삼겹살 데이’(3월 3일)를 앞둔 가운데 고금리·고물가 등 여파로 외식 소비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삼겹살 데이 특수를 기대하고 있는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은 바짝 얼어붙은 소비심리에 울상을 짓고 있다. 유통업계는 치솟은 외식 물가로 인해 다른 대안을 찾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대규모 할인행사 등에 집중하고 있다.
2일 문화일보가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을 분석한 결과, 지난 1월 기준 삼겹살(외식)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9.0으로, 전년 동기(116.2) 대비 2.4% 올랐다. 기간 범위를 넓히면 5년 전인 2019년 1월의 98.1 대비 무려 21.3%나 급증한 수치다. 소비자물가지수는 물가 움직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지수화한 지표로, 기준이 되는 때(2020년 연평균)를 100으로 놓고 비교 시점의 물가 수준이 얼마나 되는가를 상대적인 크기로 표시한 것이다. 소비자물가지수 119.0은 기준 시점보다 물가 수준이 19% 높은 것을 의미한다.
자영업자들은 ‘특수 실종’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허모(57) 씨는 “인건비와 임대료, 재료비 부담이 모두 올라 불가피하게 삼겹살 값을 올릴 수 밖에 없다”며 “최근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겨 삼겹살 데이 특수를 기대하고 있지는 않다”고 하소연했다. 약 150만 명이 가입한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 한 업주는 “지난해 삼겹살 데이 때 재료를 많이 준비했는데, 장사가 안 돼 재료만 버렸다”고 썼다.

반면 유통업계는 삼겹살 데이 특수를 잡기 위해 다양한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달 26일 기준 삼겹살 100g당 평균 소매가격은 2373원으로, 전년 동기(2371원)와 큰 차이는 없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삼겹살 데이를 맞아 ‘반값 삼겹살’을 선보인다. 지난 29일부터 오는 3일까지 국내산 한돈 삼겹살·목심(각 100g&·냉장)을 행사카드 결제 시 각 50% 할인해 롯데마트는 1390원, 롯데슈퍼는 1590원에 판매한다. 편의점 CU는 1∼3일 소포장 된 냉장 삼겹살을 판매하고, 곁들여 먹기 좋은 모둠 쌈과 쌈무 증정 행사를 연다.
최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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