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상자 이세준(왼쪽부터), 서울패밀리 위일청, 녹색지대 곽창선, 유리상자 박승화.
유리상자 이세준(왼쪽부터), 서울패밀리 위일청, 녹색지대 곽창선, 유리상자 박승화.


■ 유리상자 - 녹색지대 ‘듀엣특집’

오는 14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서
서울패밀리 위일청도 함께 무대


“그때는 더 아름답게 표현하려 노력했어요.”

예쁜 가사를 보듬는 노래를 줄곧 불러온 듀오 유리상자의 박승화는 1990∼2000년대 발라드에 대해 이같이 회상했다. 그들의 노래가 여전히 사랑을 고백할 때 부르는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이유다.

유리상자는 동시대를 풍미한 녹색지대, 한 세대 선배인 서울패밀리 위일청 등과 오는 14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어떤가요-화이트데이 듀엣 특집’ 공연을 연다. 화이트데이라는 ‘사랑의 날’을 맞아 그들을 기억하는 X세대에게는 추억 여행을, 이제 막 그들을 알게 된 MZ세대에게는 시간 여행을 청한다.

지난달 22일 문화일보와 만난 이들은 사소한 질문 하나에도 과거의 기억을 소환하며 긴 이야기를 이어갔다. 유리상자의 대표곡인 ‘사랑해도 될까요’와 녹색지대의 ‘사랑을 할거야’는 사뭇 다른 고백 방식으로 묘한 대비를 이룬다는 설명이 흥미로웠다.

이세준(유리상자)은 “우리의 고백은 소심하고, 녹색지대는 남자답지 않냐. ‘사랑해도 될까요’라고 묻듯이 노래하는 우리는 얼마나 답답했겠냐”고 너스레를 떨었고, 곽창선(녹색지대)은 “녹색지대는 한 명은 미성, 한 명은 허스키 보이스였기에 보다 강하게 사랑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아날로그식 사랑의 감정을 더 직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리상자는 1997년 결성 후 27년째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지금도 ‘축가 섭외 1순위’다. ‘신부에게’와 ‘사랑해도 될까요’ 등으로 무장하고 줄잡아 1500쌍의 결혼식을 축하했다. 반면 1993년 데뷔한 녹색지대는 ‘준비없는 이별’, ‘끝없는 사랑’ 등을 남기고 권선국이 탈퇴하며 1기 활동을 마무리했다. 이번 공연에도 권선국은 참여하지 않고, 또 다른 허스키 보이스의 대명사인 위일청이 곽창선과 호흡을 맞춘다.

박승화는 그룹 유지의 비결은 “적당한 무관심”이라며 “각자의 삶을 존중한다. 욕심내지 않고 행복하게 노래하려 한다. 한 명이 감기에 걸려도 상대가 모자란 부분을 채우며 의지할 수 있으니 더없이 좋다”고 말했다. 이를 듣고 있던 곽창선은 “부부도 이혼을 하지 않느냐”고 농담을 던지며 “혼자만의 색을 낼 수도 있지만 솔직히 외롭더라. 다시 짝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번에는 위일청 선배님이 함께여서 기쁘다”고 미소 지었다.

위일청은 이번 공연에서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한다. 혼성 그룹 서울패밀리를 이끌며 ‘내일이 찾아와도’, ‘이제는’ 등으로 사랑받았던 그는 ‘맏형’이라는 수식어에 “나는 묻어가는 것”이라며 손사래부터 쳤다.

그는 “‘내일이 찾아와도’의 내일은 민주화를 뜻하고, ‘이제는’의 ‘그렇게 좋던 그날이 슬픔만 남아 버렸네’ 역시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담은 것인데 지금은 사랑의 대화로 읽히는 것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안진용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