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양 명물인 옥류관 냉면을 먹어보겠습니다.”
북한의 모습을 사진·동영상으로 촬영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려 팔로워 4만 명을 모은 여성 인플루언서가 화제다. 다만 해당 여성이 북한 사회의 어두운 실상은 뒤로한 채 밝은 모습만 조명하고 있어 해당 계정이 북한 정권의 체제선전 도구가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4일 기준 ‘zoediscoversnk’(조이디스커버즈NK·북한을 탐험하는 조이)라는 이름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4만 명 이상의 팔로워 수를 자랑하고 있다. 해당 계정은 자신이 북한 내 여행가이드라고 주장하는 ‘조이’(Zoe)라는 이름의 서양 여성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계정이다. 해당 계정에는 750개가 넘는 사진·동영상이 올라와 있는데, 대부분 이 여성이 평양, 개성 등 북한 곳곳을 돌아다니며 직접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게시물이다. 이 여성은 옥류관 등 평양 시내 유명 식당을 찾아 식사를 하는 사진, 개성·평양 등 도시에서 출퇴근하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 평양 시내 야경 사진, 북한 관광 명소 사진 등을 주로 게시했다. 일부 게시물에는 실제 북한 주민들이 웃고 있는 모습이나, 이 여성이 북한 군인과 ‘셀카’를 찍은 모습도 담겼다. 이 여성은 인스타그램 뿐 아니라 틱톡, 유튜브, X(옛 트위터), 팟캐스트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북한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이 여성은 자신의 계정에서 영어를 사용하나, 그의 정확한 국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해당 계정을 접한 서구권 누리꾼들은 이 여성이 북한 사회의 어두운 면은 외면한 채 북한 정권이 자랑하고 싶어 하는 밝은 모습만 소개한다는 점을 비판하고 나섰다. 한 누리꾼은 인스타그램 댓글을 통해 “(평양 말고) 다른 도시로 가서 진짜 북한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30년대 나치 독일의 좋은 모습만 보여주던 언론인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부끄럽다”며 이 여성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다만 일부 누리꾼들은 해당 여성의 게시물을 접하고 “북한에 가보고싶다”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북한에서 외국인의 사진촬영이 엄격하게 검열되고, 인터넷 및 해외 SNS 사용이 크게 제한되는 데에도 불구하고 해당 계정이 어떻게 지속적으로 운영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이들은 해당 계정이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도구로서 북한 정부의 직·간접적인 지원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1월까지 영어를 사용하는 유튜버 ‘유미’를 앞세워 유튜브를 북한을 소개하는 체제 선전 도구로 활용한 바 있다. ‘유미’ 역시 평양 시내나 유명 관광지 등 북한 곳곳을 돌아다니며 북한 주민들의 행복하고 밝은 일상을 선전했다. 다만 북한 사람이 아닌 서양 출신의 외국인이 전문적으로 북한을 소개하는 SNS 계정을 운영해 화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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