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이 논란이 된 유럽 최대 팝 음악 가요제 ‘유로비전’ 참가곡 ‘10월의 비’(October Rain)의 가사를 수정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곡의 가사가 하마스의 10월 7일 기습공격을 떠올리게 해 정치적 중립성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가요제 주최측이 해당 곡을 승인할 수 없다고 밝힌 것에 따른 조치다.
3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유로비전 참가 가수와 곡 선정을 맡고 있는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Kan)은 이날 성명을 내고 대회 참가곡 ‘10월의 비’(October Rain) 가사를 변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무살 러시아계 이스라엘 여가수 에덴 골란이 부를 해당 곡의 가사는 하마스의 10월 7일 기습공격을 연상케 한다는 비판과 함께 논란의 중심에 섰다. ‘10월의 비’ 전체 가사가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았지만, 여러 매체를 통해 유출되고 칸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해당 가사에는 "숨쉴 공기가 남아있지 않다" "그들은 모두 하나같이 좋은 아이들이었다"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스라엘 일간 하욤(Hayom)은 가사 중의 ‘꽃’이란 단어가 전쟁 사망자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유로비전 주최 측인 ‘유럽방송연합’(EBU)은 지난주 정치적 중립성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10월의 비’를 승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이스라엘 측은 반발하며 불참을 시사했지만, 3일 EBU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러한 배경에는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의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956년부터 개최된 유로비전은 TV로 생중계되는 결승전에만 매년 2억명 가까운 시청자가 몰리는 유럽 최대 국가 대항 가요제다. 올해 대회는 지난해 우승팀을 배출한 스웨덴에서 오는 5월 개최된다. 아이슬란드,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등의 일부 음악인들은 러시아가 2년 전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참가 자격을 상실했음을 근거로 들며 이스라엘의 올해 대회 참가 금지를 촉구했다. 하지만 주최 측은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의 상황은 다르다며 이러한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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