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의 민주당 선출직 공직자 평가 결과를 3일 일방적으로 공개했다. 김 부의장은 “(이번 공천 심사를 앞두고) 투서가 들어왔다며 소명하라는 연락이 왔고, ‘아무 연관 없다’고 (답을) 보냈는데 ‘소명되지 않아서 0점’이라고 나를 다시 소환했다”며 “이 대표가 정말 다급했나 보다”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현역 평가 하위 10%에 포함된 비명(비이재명)계 박용진 의원은 50점 만점인 당직 수행 실적과 수상 실적에서 0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지난달 22일에도 국회에서 취재진을 만나 “동료 의원의 평가, 그거 거의 0점 맞은 분도 있다고 한다”며 “여러분이 아마 짐작할 수 있는 분일 것 같다”며 웃음을 지어 공분을 샀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공천 파동이 비명계가 중심이 된 ‘체포동의안 가결파’를 겨냥한 이 대표의 복수혈전 때문에 발생했다는 말이 나온다. 다선 의원의 물갈이 폭은 당의 혁신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하지만, 직접적인 연루가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빌미로 4선 중진인 김 부의장을 당에서 모욕적으로 밀어내는 게 최선이었는지 의문이다. 박 의원의 경우 의정 활동에서 다양한 성과를 남겼는데도 현역 평가 하위 10%에 포함되면서 민주당 지지자들조차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 이 대표는 국회 본회의·상임위원회 출석률, 대표 발의 법안 건수 등에서 당내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김 부의장이 0점이라면, 이 대표는 마이너스 200점쯤 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 대표가 받은 선출직 공직자 평가 성적표는 어땠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