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에서

“통신사업에만 집중하는 이동통신사는 이제 없었습니다. 모든 전시 부스 주요 키워드가 인공지능(AI)이었어요. 이제 AI 전쟁의 승자는 실질적으로 수익을 어떻게 만들어낼지 그 갈피를 확실히, 그리고 빨리 잡는 곳이 될 겁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부터 29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전시장에서 만났던 5년 차 국내 이통사 신사업 실증 관계자는 참가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처럼 답했다. 실질적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AI 모델을 구체화하는지 여부에 미래의 존폐가 결정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다. 이미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을 이끄는 구글·애플조차 CEO가 ‘초거대 AI 시대’에 제때 대응하지 못한 책임론에 휘말린 상황이다.

이통업계 CEO들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장에서 만난 김영섭 KT 대표는 “앞으로 진정한 AI 경쟁은 실제 수익화에서 비롯될 것”이라며 “‘AI 열차’가 플랫폼에서 출발해 가속하고 있는 상황에 빨리 올라타지 않으면 늦는다”고 역설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도 “AI를 활용해 혁신 결과물을 창조하는 속도가 중요하다”며 “상반기 중 통신 특화 자체 생성형 AI ‘익시젠’을 공개하고 (수익성을 갖춘) 경량형 언어모델(sLLM)로 시장에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도 돈이 되는 AI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에이닷’(SK텔레콤의 자체 AI 모델)은 개인형 AI 비서(PAA) 산업에서 엄청난 시장을 창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통 3사를 포함해 수많은 기업이 앞다퉈 AI 사업 비전을 쏟아내고 있다. 그리고 조만간 옥석은 가려질 것이다. 허울 좋은, 거품이 잔뜩 낀 AI 모델을 제시한 곳은 조용히 사라지고, 결국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자가 승자로 기록될 것이다. 이미 증시에서는 AI 거품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예린 산업부 기자 yrl@munhwa.com
이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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