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가계 빚이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하락 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빠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가계 빚이 올해는 4년 만에 국내총생산(GDP)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3일 국제금융협회(IIF)가 집계한 국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4분기 100.1%를 기록했다. 전 세계 평균인 61.5%보다 1.5배 높은 수준으로 조사 대상 33개국 가운데 가장 높다. 한국에 이어 홍콩(93.3%), 태국(91.6%), 영국(78.5%), 미국(72.8%) 등도 GDP 대비 가계 빚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는 2020년 이후 거의 4년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년 전의 104.5%와 비교하면 4.4%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83.1%에서 78.5%로 4.6%포인트 떨어진 영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하락 폭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하락 추세대로라면 국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올해 안에 100%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 경우 2020년 3분기 100.5%로 100%를 넘어선 뒤 약 4년 만에 90%대를 기록하게 된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동산 경기 부진에 따른 대출 수요 감소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등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향후 변수는 기준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출 금리가 낮아지게 되면 부동산 투자 수요가 꿈틀거리며 가계부채를 다시 자극할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이 사실상 종결된 가운데 시장에서는 미국이 이르면 6월부터 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정환 기자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