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40개 대학 3401명 신청
충북대 201명·울산대 110명
소규모 의대 중심 큰 폭 신청
지방에 의료환경 취약지 많아
인구당 배출 의사 증원 시급
우수인재 확보 경쟁력 제고도

의과대학을 둔 전국 40개 대학이 2025학년도부터 의대 신입생 정원(현재 3058명) 3401명을 늘려달라고 한 것은 지역 소규모 의대 및 거점 국립대 중심으로 2배에서 최대 5배까지 증원 요청이 대거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비수도권 지역의 증원 신청 규모가 전체의 72.7%(2471명)에 달한 가운데 이번이 “의대 정원을 늘릴 마지막 기회”라며 지난해 수요조사 때보다 많은 증원 규모를 제출한 대학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학의 대규모 증원 요청 배경에는 의대를 키워 지역 의료를 되살려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요구와 더불어 우수 인재 확보로 학교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대학 자체의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5일 지난해 40개 의대 수요조사 당시 규모(최소 2151~최대 2847명)를 뛰어넘는 3401명의 증원 요청이 접수된 가운데, 충북대가 현재 49명인 의대 정원을 250명으로 늘려달라고 신청하는 등 지역 소규모 의대 중심으로 큰 폭의 증원 신청이 잇따른 것으로 파악됐다. 울산대는 40명 정원의 4배 가까이인 150명으로, 강원대는 49명 정원의 3배 가까이인 140명으로 증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 대학은 소규모 정원에 비해 교육 및 수련 여건에 여력이 있고, 낙후된 지역 의료를 살리기 위해 의사 배출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49명 정원을 두 배인 100명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부산 동아대의 이해우 총장은 “운영 중인 대학병원이 증원된 의대생이 졸업 후에도 근무할 수 있는 충분한 규모여서, 이들이 지역에 정주하면서 지역 의료를 살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지역 인재 선발 비율(80%)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 거점 국립대들도 강한 증원 의지를 보였다. 부산대는 정원(125명)의 두 배인 250명까지, 경북대 역시 정원(110명)의 두 배가 넘는 250명까지 증원을 요청했다. 경상국립대는 76명인 정원을 200명까지 늘리는 안을 제출했다.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은 “사실상 올해가 의대 증원 마지막 기회”라며 “의료 취약지구가 타 시도에 비해 많은 상황이어서 인구당 배출 의사 수가 전국 평균은 돼야겠다는 판단하에 증원 규모를 정했다”고 말했다. 특히 증원분이 40개 대학에 나눠 배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고려해 증원 희망 규모를 최대치로 써내는 전략을 사용한 곳들도 있었다. 대학 입장에서는 학령인구 감소 속 우수 신입생 유치를 통한 학교 경쟁력 상승, 정원 증가로 인한 등록금 수입 증가 등 재정적 효과도 대규모 증원 요청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정부가 비수도권 대학 중심으로 증원분을 배정하겠다고 밝혔음에도 8개 의대가 운영되고 있는 서울에서도 365명의 증원 신청이 접수됐다. 경기·인천 지역에서도 소규모 의대를 운영 중인 성균관대, 아주대, 인하대, 가천대 등이 현 정원보다 50~100명의 증원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경인 지역에서 565명의 증원 신청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대학 증원 신청 결과를 토대로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4월까지 대학별 정원 배분을 마치기 위한 후속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교육부는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배정 세부 원칙을 조율하고, 각 대학에 증원된 정원을 할당할 배정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인지현·이소현·김군찬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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