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지역이 분구가 되지 않으면서 지역 민심이 좋지 않고 현역 의원이 크게 문제 되는 게 없다면 경선 기회를 줘야 하는 것 아니냐.”(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 1일 민주당 심야 최고위원회의에서 홍 원내대표는 권향엽 예비후보 전략공천에 제동을 걸었다. 친명(친이재명)계 최고위원 2명도 불출마를 선언한 소병철(순천·광양·곡성·구례갑) 의원에 이어 서동용 의원까지 현역 의원 두 명이 교체될 경우 순천 민심에 끼칠 악영향을 우려하며 경선을 주장했다고 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문화일보에 “권 후보 전략공천 안이 올라왔을 때 최고위 참석자 모두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찬반 격론 끝에 민주당은 전략공천관리위원회가 올린 원안대로 이 지역을 여성전략특구로 지정해 권 후보를 전략공천했다.
전략공관위가 이 지역 전략공천을 결정한 이유는 2가지였다. 민주당 관계자는 “권 후보는 호남 전체 지역 적합도 조사에서 여성 후보 중에서는 유일하게 두 자릿수를 얻었고 당직자 출신으로 당 활동을 오래했다는 점이 고려됐다”며 “해당 지역도 아니고 호남 전체 여성 후보 중에 그나마 경쟁력이 가장 높단 이유였다”고 지적했다. 공관위에서도 전략공천 반대 의견이 있어 경선도 고려해야 한다는 부대 의견이 담겨 전략공관위로 보내졌다.
권 후보 ‘사천’ 논란의 핵심은 당내 반대 의견이 있었는데도 명백한 결격 사유가 없는 현역 의원을 배제하고 ‘텃밭’인 호남에 특정 후보를 단수 공천했다는 점이다. 권 후보가 대선에서 이재명 대표 부인 김혜경 씨를 보좌하는 배우자실 부실장을 맡아 공천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3일 이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서 먼저 터져 나왔다.
그런데 민주당은 ‘비서’라는 표현을 문제 삼으며 수행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누군가를 보좌하는 역할을 통칭 ‘비서’라고 한다”며 “당시 이해식 의원이 김 씨의 비서실장이었고 바로 아래 부실장이 권 후보와 정은혜 전 의원 둘이었는데 그럼 비서가 아니고 뭐란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권 후보는 대선 기간 페이스북에 김 여사 현장에 동행한 사진을 다수 게재했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에서 문화일보 보도에 불같이 화를 내며 고발 조치를 직접 지시했다고 한다.(문화일보 3월 4일 자 6면 참조) 이어진 오후 최고위에서는 전략공천을 번복하고 경선이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