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를 그만두고 2년 가까이 집을 나가지 않아 은둔 상태였던 A 군. 2019년 당시 17세였던 A 군은 외부와의 소통이 전면 중단된 것은 물론, 학습도 중학교 단계에서 멈춘 상태였다. 그러던 중 양육 방법을 고민하던 A 군의 어머니가 지역 청소년기관에서 진행한 부모교육에 참여하면서 경남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의 존재를 알게 됐다. 지원 요청을 받은 센터에서는 A 군의 은둔·고립 상황을 고려해 어머니를 통해 정보를 제공했다. 직접 만나지 못하는 대신 휴대전화 문자 등으로 소통하면서 A 군에게 학습지원을 해 줄 수 있다는 의사도 전달했다. 센터는 지속적으로 접촉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A 군이 학업을 이어나가고 싶은 욕구가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하지만 A 군이 여전히 밖으로 나오는 것을 힘들어해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낯설어하던 A 군이지만 한 과목씩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성취감을 느껴 중학교 학력까지 취득하게 됐다. A 군은 최근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했으며 이를 계기로 대인관계에 자신감이 붙고 가족과 사이도 좋아져 아버지와 외식도 종종 하고 있다고 가족은 전했다.
여성가족부가 A 군과 같은 고립·은둔 청소년 발굴 및 맞춤형 지원을 올해 본격화하겠다고 7일 밝히면서 이를 실무적으로 담당할 현장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경남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의 권혁도 센터장은 이날 “그간엔 고립·은둔 청소년 지원이 개별 상담사의 의지나 판단에 의해 이뤄졌다면 올해부터는 구조화된 프로그램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현재 전담인력 채용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센터장은 “외부 접촉이 끊긴 청소년에게 지속적인 지원 체계를 연결해 줄 상담 복지 전문가와 학습이 중단된 청소년에게 눈높이 학습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전문가 9명을 채용할 계획”이라며 “고립·은둔 현상 심화가 사회 전반의 책임이라는 점에서 청소년뿐 아니라 가족들도 지역사회에 대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사회적 관계와 지지체계가 없는 ‘사회적 고립’ 청소년은 14만 명 규모로 추산된다. 2023년 통계청 사회조사에서 확인된 사회적 고립 청소년 비율(5.2%)을 13~18세 청소년 인구(약 270만 명)에 적용해 계산한 결과다.
여가부는 전날 의결한 ‘고립·은둔 청소년 발굴 및 지원방안’을 통해 이달부터 전국 12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청소년의 고립·은둔 수준 진단, 상담, 치유, 가족관계 회복에 이르는 전 과정을 맞춤형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학업 중단 정보가 센터로 연계됐지만 3개월 이상 센터에 등록하지 않거나, 센터를 이용하지 않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전담 상담사가 이들의 고립·은둔 여부를 확인하고 대상자를 맞춤형 지원체계로 즉시 연계하게 된다.
이들 청소년에 대한 조기 개입이 필요한 이유는 10대 때부터 시작된 고립·은둔으로 사회 진입에 필요한 교육을 받지 못해 진로 결정, 취업 등의 문제로까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가부는 오는 5월 첫 전국 단위 실태 조사도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