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의 집단적 진료 거부 사태가 4주 차에 접어들면서 환자와 국민의 피로도가 점차 높아진다. 이런 와중에 이들의 복귀를 설득해야 할 의대 교수들이 집단 사직을 위협하고 나섰다. 환자 생명과 국민 건강을 돌봐야 할 의사의 직업윤리도, 제자를 바른길로 인도해야 할 스승의 도리도 저버리는 무책임하기 이를 데 없는 행태다.

전국 19개 의대의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들이 12일 심야에 모여 15일까지 사직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한다. 전공의 복귀를 더 어렵게 해 사태를 최악으로 내모는 반윤리적·반교육적 작태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 이 소식을 접한 환자와 가족들은 “환자는 어떻게 하라는 거냐” “의사들이 환자 목숨 가지고 장난치면 어떻게 하나” 등의 절규를 쏟아낸다. 지난 11일에는 한국중증질환연합회가 서울대병원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수련의 단체와 교수 단체의 집단 의료 거부 상황은 어떠한 정당성도 없는 범죄 행위에 불과하다”면서 ‘이탈 전공의’ 명단 공개도 요구했다. 대다수 국민이 공감하는 정당한 분노다.

종교계 지도자들도 12일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의료개혁이 전 국민적 지지를 받는 상황에서 물러서선 안 된다”는 등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정부는 불법적으로 현장을 이탈한 의료진에 대한 설득을 계속해야겠지만, 업무복귀 명령과 면허정지 처분 등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도 주저해선 안 된다. 수가 인상 등을 통해 2차 의료기관에 대한 지원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중견·중소 병원들의 역할 확대는 의료 정상화의 길이기도 하다. 전공의 사태를 의료개혁 동력으로 삼기 위해 국민적 역량을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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