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령을 포함한 육군 간부들이 한미 연합훈련인 자유의 방패(FS) 연습 기간 중 훈련 현장에서 술판을 벌여 합참에서 감찰 조사 중이라고 한다. FS 훈련에 참가하는 전 병력에 금주령을 내렸는데, 병사도 아닌 간부들이 대놓고 위반한 것으로, 군 기강 해이를 넘어 붕괴 지경이라고 할 만큼 참담하다. 지난 13일 0시 직후 육군 장교와 부사관 10여 명이 경기 수원의 공군 제10전투비행단 내 강당에서 술을 마셨고, 욕설과 고성방가는 물론 흡연까지 했다고 한다. 이들은 ‘대항군’ 역할을 맡았던 증원 요원이라는데, 타 간부·병사들이 다 지켜보는 가운데 이런 일을 벌였다니 평소 군 기강이 어떤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합참과 육군은 “법과 규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했는데, 안이하기 짝이 없다. 이런 황당한 일이 당당히 벌어진 것은, 이번 사례가 빙산의 일각일 수 있음을 말해준다. 그 정도면 현장에서 적발해 엄중 조치했어야 당연하다. 그런데 보다 못한 다른 군 간부가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글과 사진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상급 지휘라인까지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이유다. 직접 관련자들은 징계는 물론 군법으로 다스려야 한다.

이런 군대를 국민이 믿을 수 있겠는가. 당장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 군 기강을 바로 세울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신 장관이 취임 후 정신전력 강화를 주문하고 북 도발 시 ‘즉·강·끝’ 응징을 지시했지만, 군 기강이 이 지경이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