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로 거듭난 렉서스 RX 시리즈의 하이브리드 모델인 ‘RX 350h’ 모습.  렉서스코리아 제공
5세대로 거듭난 렉서스 RX 시리즈의 하이브리드 모델인 ‘RX 350h’ 모습. 렉서스코리아 제공


■ 일본차 브랜드, 국내 시장서 약진

수입차시장 일본 브랜드 점유율
‘노 재팬’ 이후 5년만에 15%대

라브·프리우스 등 PHEV 인기
중고차 판매도 회복세 뚜렷
토요타 9.5%·렉서스 2.7%↑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인 ‘노 재팬(No Japan)’ 영향으로 수입자동차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일본 브랜드 차량이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회복해 나가고 있다. 한·일 관계 회복으로 노 재팬 운동의 영향력이 약화한 가운데, 전기차 시장 성장률 둔화로 하이브리드 차량이 인기를 끌면서 관련 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유한 일본 브랜드들이 크게 약진하고 있는 것이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어 일본차 브랜드들이 옛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1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국내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 1만3083대 가운데 일본 브랜드는 1961대로 15.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일본 브랜드의 월간 점유율이 15% 이상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9년 6월(20.4%) 이후 처음이다.

일본 차량 브랜드의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신규 등록 기준)은 2019년까지만 해도 15.0%에 달했다. 하지만 그해 노 재팬 운동이 본격화하면서 2020년 7.5%로 떨어진 이후 2021년 7.4%, 2022년 6.0%, 2023년 8.7% 등으로 좀처럼 한 자릿수대 점유율에서 벗어나지 못해왔다. 하지만 올해 1월 들어 점유율을 대폭 회복한 데 이어 2월에도 10.9%로 두 자릿수대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업계에서는 일본 브랜드들이 점차 노 재팬 여파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토요타의 5세대 프리우스.  토요타코리아 제공
토요타의 5세대 프리우스. 토요타코리아 제공


이 같은 흐름은 중고차 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엔카닷컴이 토요타·렉서스·혼다·닛산·인피니티 등 주요 5개 일본차 브랜드의 2023년 중고차 판매 대수를 분석한 결과, 전체 판매량은 전년 대비 3.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감소세는 여전했지만 지난 2022년 판매량이 전년 대비 12.1%, 2019년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8%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노 재팬 이전이었던 지난 2018년도 기준 판매량의 77.1% 정도가 회복된 수준이라고 엔카닷컴은 설명했다.

회복세를 견인한 것은 역시 토요타와 렉서스였다. 특히 지난해 토요타의 중고차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9.5% 증가해 노 재팬 운동으로 타격을 받기 직전인 2018년 판매량의 97.4%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렉서스의 지난해 판매량 역시 전년과 비교해 2.7% 증가했다. 또 혼다는 2022년에는 판매가 8.1% 감소했지만, 지난해에는 3.1% 수준으로 감소 폭이 대폭 줄었다.

이들 브랜드는 지난해 신차 출시가 활발히 이뤄지며 중고차 등록 대수도 조금씩 상승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지난해 기준 토요타는 8.4%, 렉서스는 2.0%가량 중고차 등록 대수가 증가했다.

일본차 브랜드들이 신차 및 중고차 시장에서 약진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최근 들어 하이브리드 차량이 큰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하이브리드의 원조’ 토요타는 지난해 ‘라브(RAV)4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시작으로 크라운, 하이랜더, 알파드, 프리우스 등 신차를 연이어 선보였다. 토요타와 렉서스가 지난해 판매한 신차 가운데 90% 이상은 하이브리드차와 PHEV, 전기차 등 전동화 모델인데 이 중 하이브리드 차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혼다도 지난해 하반기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CR-V 하이브리드의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일본 하이브리드 차량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렉서스 ‘ES300h 7세대’ 하이브리드 모델의 지난해 중고차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44.9% 증가해 전체 시장을 견인했다. 토요타 ‘프리우스 4세대’는 22.7%, ‘캠리(XV70) 하이브리드’는 28.2% 판매가 늘었다. 혼다 ‘어코드 10세대’ 하이브리드도 지난해 판매 대수가 29.1%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일 관계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노 재팬 영향도 많이 희석되는 상황”이라며 “인프라 부족과 보조금 이슈 등으로 전기차가 주춤하는 사이 하이브리드 차량이 소비자들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한동안 관련 분야에서 경쟁력을 지닌 일본 브랜드의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장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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