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격전지 르포… 후보 동행 취재
국힘 김재섭 매일 밤길 인사
“친명 낙하산에 지지말라 응원”
민주 안귀령 재래시장 스킨십
“무너진 민생경제 회복에 최선”
서울 북쪽 끝자락 도봉갑은 더불어민주당 ‘텃밭’이란 말에 다 담기지 않는 상징적인 지역이다. 여전히 정치적 영향력이 적지 않은 김근태 전 의원이 15~17대 의원을 지냈고, 이어 부인 인재근 의원이 19대부터 내리 3선을 지냈다. 인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뒤 민주당이 내세울 후보에 관심이 쏠린 것도 이 때문이다.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은 YTN 앵커 출신 안귀령 후보를 내세웠다. 지역 여론에는 새로운 인물에 대한 기대감과 지역을 잘 모르는 친명(친이재명) 인사에 대한 거부감이 함께 보인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에서는 도봉 토박이 김재섭 당협위원장이 후보로 나섰다. 30대 후보들 간 맞대결은 신선하지만, 힘있는 지역 일꾼을 원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채소가게 알바 나선 安, “소상공인 시름 깊다”= 안 후보는 16일 오후 4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창동골목시장에 위치한 채소가게 ‘에녹농수산물’에서 1일 아르바이트를 했다. 시급은 만원. 원피스형 앞치마를 입은 안 후보는 가게 주변에서 쭈뼛쭈뼛하는 주민들에게 눈을 맞추면서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뭐 사러 오셨어요”라고 먼저 말을 걸며 손님으로 끄는 똑순이 면모를 보였다. 초등학생 딸과 함께 콜라비·호박·세발나물 등 1만500원어치를 산 정현혜(46) 씨는 “재래시장을 직접 체험하면서 지역민과의 스킨십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 같다”며 “당선 후에도 지역 밀착 활동을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어려움을 직접 경험했다”며 “무능한 윤석열 정부의 경제 실정으로 국민의 시름이 어느 때보다 깊기 때문에 당 차원에서 임대료 지원 확대 공약을 내는 등 무너진 민생경제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초안산 근린공원 인근 빌라에 거주하는 이모(78) 씨는 “도봉구 발전을 위해서라도 지역을 잘 아는 토박이가 당선돼야 한다”며 “지역도 제대로 모르는 후보가 친명이라는 이유로 내리꽂히는 사태를 지역민들이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밤길 인사 나선 金, “지역은 지역민이 안다”= 김 후보는 해 질 무렵 빨간 점퍼 위에 앞뒷면 이름을 따라 박힌 전구에서 빛이 나는 발광조끼를 걸쳤다. 그는 이 발광조끼를 입고 평일 오후 8시부터, 주말에는 오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3~4시간씩 지역 골목길을 걷고 있다. 하루 이동 거리는 1만 보 정도. 지난 1월 중순부터 매일 해오던 일이다. 발광조끼는 주민들에게 쉽게 다가가면서도, 덩치가 큰 자신이 다가갈 때 놀라지 않도록 하는 도구다.
다수 방송 출연을 통해 얻은 슈퍼맨이라는 별명에 맞게, 매일 밤길을 순찰하면서 지역민을 지키겠다는 의미도 있다. 김 후보는 “4년간 당협위원장을 맡아 주민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다양한 지역 민원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쌍문역에서 지하철로 통학했고, 4월에 딸이 태어나면 4대째 도봉에 사는 것”이라며 “지역 출신 정치인으로서 현안을 훤히 꿰고 있다”고 강조했다. 밤길 인사 다니는 내내 많은 시민이 ‘이번엔 꼭 이겨라’거나 ‘친명 낙하산에 지면 안 된다’고 인사했지만, 일부 주민들은 “국민의힘은 이 동네에서 안 된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도봉을은 1990년 이후 최근 8차례 총선에서 18대 때 단 한 차례만 신지호 전 의원이 보수정당 공천으로 당선됐다.
◇도봉구민 “지역 발전 청사진 내놔라”= 지역에서는 누가 됐든 낙후된 지역 발전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창5동 대단지 아파트에 거주하는 고모(45) 씨는 “양당은 왜 하필 경험 없는 애송이들을 우리 지역에서 싸우게 하냐”며 “서울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이라 재개발 등 발전이 시급하기 때문에 중진 의원을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쌍문역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임모(39) 씨는 “김근태·인재근을 뽑았던 사람들은 경기 지역으로 많이 빠져나갔고, 새로 유입된 주민들은 지역 발전 청사진을 보고 투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한 기자 str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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