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결과에 따라 윤석열 정부의 운명은 물론 대한민국 미래도 크게 달라진다. 그런 선거를 불과 23일, 사전투표일 기준으로는 18일 앞두고 여권에 불리한 악재가 속출하고 있다. 예방은 물론 전화위복 대응도 가능한 사안이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면서 정치적 피해를 키운다. 사법적 잘못이 없더라도 국민 눈높이보다 더 확고한 대응을 하지 않으면 패배를 자초한다. 명품 백 사건 때는 만회할 시간이라도 있었지만, 이젠 그럴 여유도 없다.

이종섭 주(駐)호주 대사의 출국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과 관련, 당사자들의 결자해지 결단이 윤 정권을 돕는 길이다. 임명권자인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출신으로서 ‘법적 잘못이 없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피해자’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18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소환도 안 한 상태에서 공관장이 국내에 들어와 대기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문제는 많은 유권자가 대사로 출국했던 과정에 동의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황 수석 문제는 더 고약하다. 지난 14일 일부 기자들과의 회식 자리에서 MBC 기자에게 “내가 정보사령부 나왔는데, 1988년 경제신문 기자가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중앙경제신문 오홍근 부장의 테러 사건’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설사 만취 상태일지라도 고위 공직자가 결코 해서는 안 될 발언이다. 대통령실은 “언론인을 사찰하거나, 언론사 세무 사찰을 벌인 적도 없고 그럴 의사나 시스템도 없다”고 해명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많은 후보가 대책을 촉구한 것은 그만큼 선거 악영향이 심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대통령실이 사법적 기준만을 앞세워 버틴다면 여론 악화는 물론 당·정 공멸도 예상된다. 이 대사와 황 수석 모두 스스로 즉각 사퇴하는 게 현명한 해법이다. 정무직은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다. 총선에서 패배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생각해보면 답이 금방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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