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격전지 르포… 후보 동행 취재
국힘 이종철, 정릉시장 찾아
“민주 현역 탓 동네발전 멈춰”
민주 김영배, 오전 등교인사
“도시재생사업 신속히 추진”
새미래 유승희 출사표 ‘변수’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고려대 운동권 출신 후보가 격돌하는 서울 성북갑은 국민의힘이 내세운 ‘운동권 청산론’에 맞서 더불어민주당이 ‘정권 심판론’을 부각해 텃밭을 사수할지 여부가 주목되는 지역구다. 이곳에선 김영배 민주당 의원과 이종철 국민의힘 후보, 유승희 새로운미래 후보가 3파전을 벌인다.
이 후보는 1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정릉시장을 찾아 시민들에게 명함을 나눠주며 “이제 성북갑은 바뀌어야 한다. 성북 변화의 종을 치겠다”고 읍소했다. 정릉시장을 자주 찾는다는 이 후보는 햇빛을 쐬러 나온 어르신들에게 “정릉시장 인근에 경로당을 지어야 한다고 하셨던 어머님은 오늘 안 나오셨나 보네요. 어디 아프신가?”라며 살뜰히 챙기기도 했다. 그는 “민주화 이후 30여 년 동안 단 한 번(제18대 총선)을 제외하고 항상 민주당에서 의원석을 차지하면서 성북구의 발전이 지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릉시장에서 만난 천혜숙(66) 씨는 “이곳은 대학교가 많아 젊은 인구가 많은데도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민주당이 장기집권하는 동안 동네 발전은 멈췄고 상권은 죽어간다”고 말했다. 반면, 과일 가게를 운영하는 백모(50) 씨는 “김 의원이 워낙 지역민들에게 살뜰하게 잘했기 때문에 변화를 바라는 표심이 그렇게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의원은 이날 삼선초에 등교 인사를 한 데 이어 돈암시장, 한울공원 등에서 유권자들을 만났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에 당선되기 전 제40~41대 성북구청장을 역임한 만큼, 지역 내 인지도가 상당하다. 김 의원은 “성북구를 자연 속 주민이 건강한 도시, 인공지능(AI)·로봇을 중심으로 한 첨단기술도시,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공동체 도시로 만들겠다”며 “교통과 주민의 삶을 한층 더 쾌적하게 할 도시재생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과 이 후보는 고려대 운동권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후보는 “학교 다닐 때부터 김 의원을 알았을 정도로 절친한 사이”라며 “개인적으론 경합하고 싶지 않지만, ‘운동권 특권정치 심판론’을 부각하기 위한 상징적 의미를 부여받고 이곳에 출마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1996년 한총련이 연세대 교정을 점거한 사태 당시 체포돼 1998년까지 복역하기도 했다. 이후 탈북자들로부터 북한의 실상을 전해 듣는 것을 계기로 전향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고려대 재학생인 김모(20) 씨는 “운동권 출신이 다짜고짜 ‘운동권 청산론’을 외치니 설득력이 없다”고 꼬집었다. 정릉3동에 사는 50대 공모 씨는 “이 후보는 운동권 출신이지만 운동권 특권 정치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는 사람 같다”며 “발전에 대한 의지가 있는 사람에겐 표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제19·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서울 성북갑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승리한 전적이 있는 유 후보가 야권표를 얼마나 가져올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주목된다. 이인숙(59) 씨는 “거대 양당이 싫어 유 후보를 밀어주고 싶은데, 내 한 표로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 같아 고민이 많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당화’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새미래로 와서 뭉쳤다면 마음 놓고 한 표를 줬을 것 같다”고 말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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