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전면 폐기하기로 했다. 문재인 전 정부가 2030년까지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공시가를 시세의 90%까지 올리겠다고 했던 로드맵을 버리고, 현실화율을 현 수준(평균 69%)으로 동결함으로써 과도한 보유세 부담을 줄인다는 것이다. 이 정책의 연장선에서 국토교통부는 지난해와 같은 현실화율을 적용한 2024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19일 발표했다. 전국적으론 평균 1.52%, 서울은 3.25% 오른 수준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민생토론회에서 징벌적 부동산세 정책을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 정부가 공시가격을 매년 인위적으로 상승시키는 공시가 현실화 계획을 시행해 엄청난 부작용이 드러나고, 국민 고통만 커졌다”고 성토했다. 또 “무모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전면 폐지하겠다”면서 “법 개정 전이라도 다양한 정책 수단을 통해 폐지와 같은 효과가 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지난해부터 공시가 현실화율을 로드맵 이전인 2020년 수준으로 되돌렸고, 오는 11월 연구 용역 결과를 토대로 적정 비율을 정해 변동 없이 적용할 계획이다.

부동산세금 부담을 줄이는 것은 옳은 방향이다. 문 정부가 로드맵을 적용하기 시작한 2021년부터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연평균 18% 상승해, 임기 5년 동안의 전체 상승률이 63%에 달했다. 기존 로드맵으로는 시세 변동을 고려하지 않아도 재산세 부담이 61% 급증한다는 게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분석이다. 적정 과세 원칙을 크게 이탈한 징벌세라는 말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그리고 로드맵 폐기에 그쳐선 안 된다. 왜곡·편향된 부동산세금을 정상화하는 첫걸음일 뿐이다. 성장과 인구구조 변화 등에 따라 주택환경도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이번 조치를 계기로 종합부동산세·재산세 등 보유세·거래세·양도세 같은 부동산 세제를 시대 변화에 맞춰 전면 재설계에 나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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