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으로 수사받는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다음 주 정부 회의 참석을 이유로 21일 오전 귀국하자 박주민(왼쪽)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대사직 사퇴를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백동현 기자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으로 수사받는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다음 주 정부 회의 참석을 이유로 21일 오전 귀국하자 박주민(왼쪽)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대사직 사퇴를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백동현 기자


■ 총선악재 부담에 조기 귀국

“체류중 조사받을 기회 있기를”
국힘 “이제 공수처가 풀어야”

민주 의원 15명 공항서 시위
시간혼선에 해산-재소집 소동
이재명 “총선전 쌍특검 1국조”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 인천공항=권승현 기자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입국해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서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조사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새벽부터 인천국제공항으로 의원 소집령을 내려 입국한 이 대사를 향해 “즉각 해임하라” “대통령은 사과하라”며 정략적 정치쟁점화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이 대사가 입국한 만큼 공수처가 빠른 수사로 논란을 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새벽 5시부터 인천공항에 나가 이 대사 입국 규탄 시위를 위한 ‘무한 대기’에 들어갔다. 홍익표 원내대표와 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소속 의원 및 후보 15명이 집결했으나 예상한 귀국 시간에 이 대사가 들어오지 않자 제2터미널에서 대기하다 1터미널로 이동하는 등 혼선을 빚기도 했다. 외교부는 이날 오전 8시가 좀 넘어 “이 대사가 금일 오전 9시 50분 도착 예정인 싱가포르발 SQ 612 항공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이 대사는 ‘도피 출국’ 논란이 커지자 부임 11일 만에 다시 입국하게 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오전 9시 30분쯤 이 대사가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피의자 이종섭’을 즉각 해임하고 수사하라! ‘피의자 이종섭’을 출국시킨 대통령은 사과하라!”며 구호를 외쳤다. 이 대사는 취재진과 만나 “저와 관련해 제기됐던 여러 의혹들에 대해선 제가 이미 수차례 걸쳐서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했다”며 “임시 귀국한 것은 방산협의와 관련한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체류하는 동안 공수처와 일정 조율이 잘 돼서 조사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주는 한·호주 간 외교장관·국방부 장관 2+2 회담 준비와 관련한 일을 하려고 한다”며 향후 국내 체류 여부나 공수처로부터 연락을 받았는지 등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공항을 빠져나갔다.

홍 원내대표와 김민석 민주당 총선 상황실장은 이날 오전 공항에서 국회로 복귀해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대사 즉각 해임 및 수사를 촉구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광주 현장 선거대책위 회의에서 이 대사 출국 논란과 관련해 “헌정 질서를 해치는 국기 문란 행위”라며 “총선 전 본회의에서 채 상병 사건에 대한 특검과 국정조사, 이 대사 특검 등 ‘쌍특검 및 1 국조’를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정부 때는 수사를 지연시켜서 그쪽 사람들을 봐주더니 이제는 수사를 제때 하지 않아 정부·여당의 발목을 묶는다”고 공수처를 비난했다.

관련기사

이은지
권승현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