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세지는 ‘밸류업 바람’ - (하) 고개드는 행동주의 펀드

배당 확대·지배구조 등 압박
JB금융, 이사회 구성 표대결


정부가 상장사의 주주 환원을 강화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행동주의 헤지펀드도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 요구 등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밸류업 추진에 따라 투자자에게 “수익을 늘려준다”는 행동주의 캠페인은 힘을 더 얻게 될 것으로 전망돼, 기업들의 경영권 방어 수단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22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 보유 자사주(18.4%) 전량 소각 △이사회 결의 없이 주총 결의로 자사주 소각 등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의 주주제안을 다룰 예정이다. 앞서 금호석화는 자사주 50%를 3년간 분할 소각하고, 소각 목적의 자사주도 추가 취득하겠다는 안건을 내며 주주제안에 반대하고 있다. 차파트너스는 현재 금호석화 지분 0.03%를 보유하고 있는데, 개인 최대 주주인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지분 9.1% 보유) 등과 손잡고 있어 시장에서는 지분율 10.88% 수준으로 추산한다. 2대 주주(지분율 9%)인 국민연금의 판단에 따라 주주제안 수용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8일에는 JB금융지주가 행동주의 펀드 제안 안건을 두고 표 대결을 벌인다. JB금융은 이사회 구성을 두고 2대 주주(지분율 14.04%)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APCM)과 의견이 갈렸다. APCM은 5명의 새로운 이사 후보를 추천했지만, JB금융 측은 APCM이 추천한 이희승 리딩에이스캐피탈 이사 외에 대부분 기존 이사들을 재선임하겠다고 방침을 세우면서다. 이에 따라 이번 주총에서는 APCM이 추천한 후보들을 포함해 총 12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투표가 진행된다. APCM 추천 인사가 몇 명이나 선출될지가 이번 주총의 관건이다. 행동주의 펀드들의 목소리가 커졌지만, 당장은 ‘찻잔 속 태풍’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삼성물산만 보더라도 지난 15일 주총에서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 5곳 연합군과 자사주 소각·배당 확대라는 안건을 두고 맞붙었으나, 국민연금 지지를 발판으로 사측 제안대로 안건 대부분이 통과됐다. 같은 날 다올투자증권 주총에서도 2대 주주(지분율 13.47%)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의 차등적 현금배당 등 주주제안이 부결됐다.

하지만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는 이제 시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삼성물산의 경우 행동주의 펀드 지분율이 1.46%임에도 불구하고 이들 제안에 동의한 주식이 18∼23%에 달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가치주 투자 열풍 이후 주주 행동주의가 따라오는 특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번 주총 시즌은 주주제안의 시작점”이라고 말했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
신병남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