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1일 귀국함으로써 이른바 ‘도피 출국’ 논란을 결자해지할 책임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넘어갔다. 공수처가 제대로 기능했더라면 애초 불필요한 논란인데, 공수처의 무능과 석연찮은 행태가 시비를 자초했기 때문이다. 국방부 장관을 지낸 이 대사의 호주 대사 임명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채 상병 사고의 ‘수사 외압 의혹’ 수사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출국금지 사실을 모르고 출국하려다 문제가 생겼다. 총선 정국에서 정치 공세의 표적이 됐고, 여당으로부터 귀국 압력을 받았다.

이종섭 사태의 뿌리는 공수처의 지지부진한 수사와 정치 편향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9월 이 전 장관을 고발했지만, 별다른 수사를 하지도 않다가 12월에 출국금지 조치부터 취했다. 그 뒤 1개월 시한인 출국금지를 계속 연장했다. 대사가 아닌 일반 국민이라도 심각한 기본권 침해에 해당한다. 공수처 조직의 실상은 말 그대로 요지경이다. 출범 전부터 국가 형사사법체계 왜곡과 위헌 논란이 제기됐고, 출범 후엔 무능과 편향의 극치를 보여줬다. 지난 1월 김진욱 처장과 여운국 차장 퇴임 후엔 대행의 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등 ‘좀비 조직’처럼 됐다.

공수처는 이 대사 관련 수사를 신속히 진행해 결론을 내야 한다. 고발 이후 반 년이 지났다. 3개월 이상 출국금지를 해놓고도 소환 조사를 못할 정도면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혐의에도 해당할 것이다. 한편, 이종배 서울시의회 의원은 지난 18일 공수처 관계자들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공수처가 특정 언론에 ‘출국금지 사실’을 알려주었고, 민주당은 정치 공세에 이용하고 있다는 취지다. 그러잖아도 야당-공수처-특정매체 공작 의혹이 파다하다. 이 부분에 대한 규명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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