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영국 국왕에 이어 윌리엄 왕세자의 부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까지 암 진단을 받으면서 영국 왕실이 전례를 찾기 어려운 위기에 처한 가운데, ‘국민 불륜녀’로 불리던 커밀라 왕비의 역할이 커질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미국 CNN에 따르면 윌리엄 왕세자가 당분간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 간병과 3자녀 양육때문에 공식석상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커밀라 왕비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케이트 왕세자빈이 암 투병 공개로 ‘왕세자 불륜설’등은 일단락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왕실 핵심 인사 두 사람의 투병으로 ‘흔들리는’ 왕실 상황을 노출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찰스 3세 국왕은 지난 달 5일 암 진단 사실을 공개했다. 왕세자빈은 지난 1월 16일 복부 수술을 받은 뒤 공무에 나서지 않다가 ‘위중설’ 등 각종 억측이 제기되자 지난 22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암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라고 직접 밝혔다.

국왕과 왕세자빈의 공백을 채우는 역할의 많은 부분은 왕세자가 짊어지게 될 것으로 보이지만, 왕세자가 케이트 왕세자빈 간병과 3자녀 양육을 책임져야 하는만큼, 당분간은 공식 활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왕세자빈은 22일 자신의 암 진단 사실을 밝히며 “윌리엄과 나는 어린 자녀들을 위해 이를 사적으로 다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며 “무엇보다 조지와 샬럿, 루이에게 모든 걸 설명하고 내가 괜찮을 것이라고 안심시키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CNN은 왕세자 부부가 가족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짚었다.

이에 ‘국민 불륜녀’라 불리던 커밀라 왕비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찰스 3세와 커밀라 왕비는 30여 년간 걸친 불륜관계를 유지했다. 찰스 3세가 지난 1981년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빈과 결혼한 뒤에도 두 사람의 밀월 관계는 이어졌다. 커밀라 왕비와 찰스 3세의 관계에 화가 난 다이애나 전 왕세자빈은 1995년 공영방송 BBC 인터뷰를 통해 “이 결혼에는 세 사람이 있다”며 남편이 커밀라 왕비와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음을 폭로했다. 이후 다이애나는 왕실과 관계가 틀어지며 1996년 찰스 왕세자와 이혼했고, 1997년 프랑스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다. 이 때 이후로 찰스 3세에 대한 영국 국민의 비호감도는 상당히 높은 상태이다. 커밀라 왕비 역시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 사망 뒤 사람들의 비난에 거리를 나서지 못할 정도로 위협을 겪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찰스 3세와 커밀라 왕비는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 사망 뒤에도 연인 관계를 이어나갔고, 결국 지난 2005년 윈저 궁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영국 국민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다. 비극적인 사건으로 사망한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의 불행의 씨앗이었던 커밀라 왕비가 왕세자비 호칭을 얻는다는 것에 대한 반감도 컸다. 이를 의식한 커밀라왕비는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가 사용했던 ‘프린세스 오브 웨일스(Princess of Wales)’ 대신 ‘콘월 공작부인(Duchess of Cornwall)’이라는 호칭을 사용해왔다. 왕실에 입성한 커밀라 왕비는 수십 개의 자선 단체의 후원자가 되었으며 무엇보다도 가정 폭력에 반대하는 등 본인의 비호감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결국 그는 지난해 왕비 자리에 오르며 꿈을 이뤘다. 한때 그의 존재 자체가 “왕실의 안정을 위협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국왕의 즉위와 함께 왕비가 된 그는 남편과 며느리의 투병으로 왕실이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안정을 주는 인물’로 부상하고 있다. 영국 왕실 전문가인 애리엔 처녹 보스턴대 부교수는 “지금은 왕족의 인간적인 나약함이 완전히 드러나는 취약한 시기”라며 “카밀라의 배경과 (그로 인해 받은) 훈련이 이런 상황에서 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왕비의 낮은 지지율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여겨진다. 지난해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영국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왕비의 지지율은 41%로 집계됐다. 이는 해리 왕자(27%)보다는 높지만, 국왕(51%), 왕세자(68%), 왕세자빈(63%)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NYT는 카밀라 왕비에 대한 대중의 마음은 복잡하다며 현재 대중은 왕비를 좋아한다기보다 그를 수용하는 정도라고 평가했다.

김선영 기자
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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