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안 어떻게 되든 무슨 상관”
“러-우크라 전쟁에는 왜 끼나”
이재명, 외교사안 흑묘백묘식 접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비판하며 “(중국에) ‘셰셰’(謝謝·감사합니다),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되지”라고 발언한 뒤 이어진 논란은 한·미 가치동맹 외교와 과거 중국의 ‘흑묘백묘론’(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식 접근법이 정면충돌한 데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 발언에서 드러난 외교·안보 인식은 오는 4월 10일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나설 유권자를 상대로 국제사회 주요 일원인 한국의 역할 및 책임, 생존 전략 등과 관련해 다수의 질문을 던지고 있다.
25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표는 지난 22일 충남 당진시장 지원유세에서 “왜 중국에 집적거리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양안(중국·대만) 문제에 우리가 왜 개입하느냐. 대만해협이 어떻게 되든, 중국과 대만 국내 문제가 어떻게 되든 무슨 상관이 있느냐”라고도 했다. 양안 문제에 대한 이 대표의 인식은 중국 덩샤오핑(鄧小平)의 흑묘백묘론을 상기시키며 ‘우리만 잘살면 된다’는 과도한 실용주의에 치우친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다. 한·미가 가치를 공유하는 ‘행동하는 동맹’으로 기능하는 현실을 외면한 것이란 지적으로도 이어졌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대만해협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당연히 주한미군이 우선적으로 전진 배치될 미군 전력에 포함되는데 어떻게 우리와 상관이 없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같은 유세에서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에 우리가 왜 끼냐”며 “(윤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경도돼서 러시아에 척지는 순간에 한반도 안보가 훨씬 나빠졌다”고도 말했다. 박 교수는 “북한으로부터 미사일을 제공받은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 기술을 이전해 3차 정찰위성 시험발사 성공 등의 성과로 이어지는 상황은 한국에 대한 실질적인 안보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일본의 후쿠시마(福島) 오염처리수 방류 문제와 관련 “가장 근거리에 있는 대한민국 정부가 편들어 주지 않느냐”는 발언으로 반일 감정도 자극했다. 정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주도하는 1~4차 교차검증에 이어 조만간 시작되는 5차 검증에도 참여해 방류 과정에 문제점이 없는지 면밀히 살피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이 대표의 이번 발언들은 사실관계만 놓고 보더라도 다 틀렸다”며 “표심에만 매달려 냉철한 판단을 하지 못하는 지도자를 어떻게 믿고 따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