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오른쪽)가 26일 오전(한국시간) 불법도박과 관련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은 TV 중계 화면. 옆 사람은 새 통역 윌 아이어튼이다.  AFP 연합뉴스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오른쪽)가 26일 오전(한국시간) 불법도박과 관련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은 TV 중계 화면. 옆 사람은 새 통역 윌 아이어튼이다. AFP 연합뉴스


■ 불법도박 연루의혹 관련 성명

“한국 개막전 이후 처음 알아
호텔서 도박·횡령 얘기 들어”
미즈하라 빚 대납 의혹 일축

오타니, 사전에 인지했다면
최소 1년간 출전 정지도 가능


“내가 믿었던 사람인데, 매우 슬프고 충격적…그가 돈 훔치고 거짓말했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사진)가 전담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의 불법 도박 및 절도 혐의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 오타니는 26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LA 에인절스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12분짜리 성명을 직접 발표했다. 오타니의 표정은 무거웠고, 분위기는 엄중했다. 사진 촬영이 금지됐고, 취재진의 질문도 허용되지 않았다. 오타니 곁엔 새 통역사 윌 아이어튼이 함께했다. 아이어튼은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다저스에서 활약했던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의 통역을 맡았던 인물이다.

오타니는 “힘든 한 주였다”면서 “내가 이 사실을 처음 인지한 것은 한국 개막전 이후 팀 미팅 때였다. 이 자리에서 영어로 말하는 미즈하라의 말을 모두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뭔가 잘못됐음을 알았다”면서 “호텔로 이동한 뒤 미즈하라의 도박 중독 사실과 자신의 돈을 빼돌린 행동에 대해서도 처음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1일 오타니의 전담 통역사였던 미즈하라의 ‘도박·절도 파문’이 미국 언론 ESPN과 LA타임스 등의 보도로 알려져 충격을 줬다. 미즈하라는 자신의 불법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오타니 계좌에서 수백만 달러를 절도했다. ESPN은 미즈하라가 훔친 금액이 최소 450만 달러(약 60억 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미즈하라는 지난 20일 서울 시리즈 첫 경기가 끝난 뒤 선수단 미팅에서 고백했고, 다저스 구단은 곧바로 그를 해고했다. 오타니는 ‘이를 몰랐다’고 밝혀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런데 ESPN 등이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빚을 대신 갚아주기 위해 불법 도박 업자에게 돈을 보냈다’는 정황을 폭로했다. 미즈하라도 애초 ESPN 인터뷰에서 오타니가 빚을 대납해줬다고 했으나 이후 자신이 오타니 몰래 벌인 짓이라고 말을 바꿔 의혹을 키웠다. 만약 미즈하라가 금지된 야구 종목에 베팅하고, 오타니가 이를 알고도 빚을 갚아줬다면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미국 사법 당국의 징계를 피할 수 없다. 최소 1년간 경기 출전이 정지될 수도 있다.

오타니는 지난 2018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때부터 미즈하라와 함께했다. 오타니는 “나는 결코 불법 도박을 하지 않았다. 미즈하라는 내 계좌에서 돈을 훔쳤고 거짓말까지 했다”면서 “나는 야구나 다른 어떤 스포츠 종목에 베팅한 적이 없고, 또한, 누군가에게 나를 대신해 베팅해달라고 부탁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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