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체액 테러’ 처벌하는 법안 국회 계류 중
경남 사천시 한 사립고등학교에서 계약직 여교사가 사용하던 텀블러에 남학생이 정액을 넣은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여교사는 현재 사과 한마디 듣지 못했다며 가해 학생을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학교 측은 교사가 바란 대로 학생을 선처했다는 입장이다.
27일 경남교육청 등에 따르면 계약직 교사 A 씨는 지난해 9월 사천의 한 고교의 남학생 40명이 머무는 기숙사에서 야간 자율학습 감독을 하던 중 정액 테러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가 화장실에 가려고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남학생 B 군이 A 씨의 텀블러에 정액을 넣었다.
이에 A 씨는 지난 20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학교와 학교 당국의 소극적인 대처에 대해 민원을 제기하고 B 군을 최근 경찰에 고소했다. A 씨는 "교사라는 책임감과 의무감으로 가해 학생에 대한 고소나 퇴학 등 처분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면서 "학교와 학생의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를 원했지만 가해자와 가해 학생의 부모에게 직접적인 사과 한마디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사건 발생 후 A 씨와 B 군의 분리 조치가 이뤄졌으며 A 씨가 학생에 대한 선처를 바라는 대로 사건을 처리했다는 입장이다. B 군은 특별 교육 이수 처분 등을 받고 2주간 등교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지난 2월 말로 학교와 계약이 종료된 상태다.
이와 관련 타인에게 성적 수치심을 줄 수 있는 체액을 남의 물건에 넣거나 표면에 묻히는 행위인 ‘체액 테러’의 경우도 성범죄에 해당하도록 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같은 행위는 가해자가 설령 성적 의도를 가지고 했더라도 직접 신체 접촉을 성폭력범죄의 전제 조건으로 삼아온 현행법 체계 하에선 성범죄로 단죄할 수 없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 개정안을 발의한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형적이지 않은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우리 법률이 그 속도와 다양성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며 "성범죄는 피해자 관점에서 해석돼야 한다. 범죄로부터 피해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성범죄에 대한 폭넓은 인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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