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가 늦게 뜨는 아침
필립 C 스테드·에린 E 스테드 지음
해를 기다리는 이들은 올빼미의 조언에 따라 잠든 해를 깨우러 나선다. 그곳은 양목장 너머 부서진 울타리를 넘고, 드넓은 옥수수밭을 가로지르며, 잠자는 거인을 지나야 하는 세상의 끝. 이들이 해를 깨우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해가 뜨지 않으면 농부 아주머니가 일어나지 않고, 아주머니가 일어나지 않으면 아침밥을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농장 마당을 한 번도 벗어난 적이 없는 이들이지만 용기를 내어 세상 끝으로 해를 깨우러 간다. 실은 헛간에서 나와 농부 아주머니가 살고 있는 집 앞까지 걸어가는 것이지만 그들에겐 새로운 세계, 새로운 모험이다.
그 길에서 이슬이 맺힌 양털의 서늘한 촉감을 느끼고 양들은 어떤 꿈을 꿀지 상상하고, 옥수수 줄기를 스칠 때 나는 소리를 들으며,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조심 나아간다. 그렇게 도착한 세상의 끝. 같이 데려온 수탉의 ‘꼬끼오’ 하는 울음소리가 온 세상에 울려 퍼질 때, 그들이 기다려온 해가 떠오른다.
단순한 이야기긴 하지만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로 칼데콧상을 수상한 필립과 에린 스테드 부부의 솜씨는 독자들에게 그대로 푸른 새벽의 고요와 해가 떠오르기 전의 기다림 그리고 그렇게 맞이하는 새로운 아침의 기쁨을 온전히 느끼게 한다. 40쪽. 1만5000원.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