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박이삭(27)·정세림(여·26) 부부

저(세림)는 고등학생 때 남자친구의 친구와 결혼했습니다. 17세 겨울, 남자친구의 친구로 남편을 처음 알게 됐습니다. 당시 저희는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하는 사이였어요. 주변 사람들이 저희를 말릴 정도였어요. 하루는 한겨울에 남편과 눈싸움을 하고, 푹 젖어서 집에 들어가기도 했죠. 그땐 서로 만나면 으르렁거리기 바빴던 것 같아요.

그러다 2020년 가을,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게 됐어요. 물론 고등학생 때 사귄 남자친구와 헤어진 지 오래였죠. 서로 힘들었던 시기도 맞물렸어요.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빠져들었던 것 같아요. 남편은 저랑 통화 중 거울을 봤는데, 자신이 활짝 웃고 있었대요. 그래서 저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대요. 하지만 친구 사이가 틀어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그 마음을 숨겼대요.

저도 헷갈리기 시작했어요.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직접 물었죠. “너 나 좋아해?”라고요. 남편은 당황하면서도 “응, 좋아해”라고 솔직하게 답했어요. 애매한 친구 사이로 남을 바엔 마음을 고백해 연인이 되거나, 차라리 친구를 잃는 게 낫다고 생각했대요. 막상 궁금했던 게 해결됐지만 큰일이다 싶었어요. 이후 한 달 정도 애매한 관계로 지내다가, 늦은 저녁 남편을 불러냈어요. 남편이 그날 안 나오면 관계도 정리하려고 했죠. 근데 남편은 제 호출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달려왔어요. 그렇게 저희는 연인이 됐습니다.

연인이 되니 친구였을 때 안 보였던 남편의 매력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남편은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모습과 저를 대하는 모습이 너무 달랐어요. 저에게 한없이 친절하고 또 애교도 부리고…. 사람이 귀여워 보이면 끝이라는데, 사실이었어요. 친구가 아닌 연인으로 남편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사람, 그 자체였어요. 지난해 6월 결혼식을 치르며 저희는 부부가 됐어요. 비교적 어린 나이에 가정을 이루고 사는 게 쉽지 않겠지만, 남편과 같이 노력할게요. 사랑해, 남편.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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