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0 총선 사전투표를 딱 1주일 남긴 29일 현재, 정치 평론가들의 판세 분석은 더불어민주당의 1당 예상이 가장 많다. 단독 과반은 물론 범야권의 200석 전망까지 나온다. 국민의힘은 제21대 총선의 103석보다 많은 110∼130석인데, 100석이 안 되는 참패 전망도 적지 않다. ‘공식 선거운동 돌입 전 여론조사가 선거 결과로 이어진다’는 경험칙은 실시간 정보 유통이 이뤄지는 시대에 더는 유효하지 않다. 1주일, 열흘 새 표심은 얼마든지 흔들릴 수 있다. 실언, 돌출 사건, 정국 이슈 향배가 막판 변수로 꼽힌다. 그에 따라 투표율이 출렁인다. 지난 총선 투표율은 66.2%. 이번에도 60%대 중반이라면 야당이, 50%대 중반 언저리라면 여당이 유리하단 관측이 많다. 하지만 지난 대선의 사전투표율이 36.93%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표심도 당일 투표와 사뭇 달랐던 점에선 이 역시 빗나갈 수 있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거론하는 또 다른 변수는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샤이(shy) 보수’ ‘샤이 진보’다. 지지하는 후보·정당이 있으나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아 여론조사로 표집되지 않는 유권자들이다. 초박빙 선거에서 승패를 가르는 ‘숨은 표심’이다. ‘비호감’ 경쟁 선거일 경우 더 심해진다. 지난 대선 때 ‘샤이 석열’ ‘샤이 재명’이 주목을 받은 것도 그런 까닭이다. 이번 총선도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비슷하다. 보수·중도라고 해도 대통령과 여당에 실망해 이탈하는 표심, 진보 성향이지만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지지를 유보한 표심이 뚜렷하다. 방황하는 표심들이 흠결로 가득한 조국혁신당으로 모이는 아이러니를 낳고 있다.
샤이층은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는 유권자, 조사에 응하더라도 지지 후보·정당을 밝히지 않는 무당층·무응답층에 숨어 있다. 최근 선거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대략 자동응답전화(ARS) 방식이 3∼6%, 전화면접 방식은 10∼16% 정도다. 그 표본 중에도 무당층이 10%를 훨씬 넘는다. 산술적으론 80% 이상 유권자의 마음은 모르는 셈이다. 매체나 SNS를 분석하는 빅데이터로도 알지 못하는 게 표심이란다. 마음을 숨기고 주저하다, 결국엔 투표장으로 나오는 유권자가 얼마나 될까. 총동원령 같은 지지층 결집이 이뤄질까. 그게 판세를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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