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유대교 초정통파 ‘하레디’ 청년들이 징집에 반대하며 거리를 점거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 연합뉴스
지난 18일 유대교 초정통파 ‘하레디’ 청년들이 징집에 반대하며 거리를 점거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 연합뉴스


유대교 초정통파 ‘하레디’ 청년들의 군면제 문제를 두고 이스라엘 내부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대법원은 이날 예시바 신학대학에 다니며 군 복무를 하지 않는 하레디 청년들에 대한 정부 지원금 지급을 4월 1일자로 중단하라는 잠정 명령을 내렸다. 하레디 남성들은 유대교 경전을 공부한다는 명목으로 종교 교육기관인 예시바에 등록하면 매년 1년 단위로 군복무를 연기할 수 있어 예시바에 다니며 장학금을 지원받는 것이 하레디 남성들에 의해 ‘군면제 꼼수’로 활용돼왔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스라엘 대법원의 이 같은 결정은 이스라엘 연정을 유지하기 위해 샤스당, 토라유대주의연합(UTJ) 등 2개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에 의지하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타격을 가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UTJ는 법원의 결정이 토라(유대 율법) 연구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했다며 "다른 사람들은 수년간 결정을 기다리는데 어떻게 결정이 한 시간만에 나올 수 있느냐. 토라 학생들과 토라 교육을 돌보라"며 반발했다.

반면 전시내각에 참여해온 중도파 야당 국민통합당의 베니 간츠 대표는 대법원의 결정을 환영했다. 그는 "법원이 당연한 결정을 했다"며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려운 전쟁에서 용사들이 필요한 것이고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국가를 위해 섬길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에서 대부분의 유대인 남성은 3년에 가까운 군 복무와 이후 수년간의 예비군 의무를 지고, 여성도 2년간 의무 복무한다. 그러나 전통적 유대교 율법을 엄격히 따르며 세속주의를 배격하는 초정통파 유대교도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병역 대상에서 제외돼왔다. ‘하레디’로 불리는 초정통파 유대교도는 현재 이스라엘 전체 인구의 13%가량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 같은 군 면제는 법률에 정식으로 규정되지 않은 채 정부 명령으로 이행돼왔다.

이스라엘 대법원은 2017년 9월 하레디의 군 면제를 위헌으로 판결하고 대안을 마련할 것을 명령했지만,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 등의 반발로 이스라엘 정부가 그동안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부가 부여한 군 면제의 효력이 이달 말 만료될 예정이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28일 대법원에 타협안을 찾을 수 있도록 이달 31일로 돼 있는 시한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박상훈 기자
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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