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사의 수리할 듯
李 “서울서 수사절차 대응”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던 이종섭(사진) 주호주대사가 29일 전격 사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 대사의 사직을 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사 변호인 측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 대사가 외교부 장관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변호인에 따르면 이 대사는 “저는 그동안 공수처에 빨리 조사해 달라고 계속 요구해왔으나 공수처는 아직도 수사기일을 잡지 않고 있다”며 “저는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가 끝나도 서울에 남아 모든 절차에 끝까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사는 이어 “사의를 표명하고 꼭 수리될 수 있도록 해주실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임명권자인 윤 대통령은 이 대사의 사의를 수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사가 임명 25일 만에 물러난 것은 4·10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해외 도피성 임명’ 프레임이 이어지는 데 대한 정치적 부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사는 지난 4일 주호주대사에 임명된 뒤 공수처로부터 출국 금지된 사실이 드러나며 수사 회피 논란에 휩싸였다. 이 대사는 8일 공수처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은 뒤 10일 호주로 출국했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지난 21일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 참석을 명분으로 귀국했다.

정광재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되면 안 되겠다는 개인의 고민이 있었을 것”이라며 “공수처도 빨리 수사해서 사건에 부당한 개입이 없었다는 사실을 밝혀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강민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 대사의 사퇴는 정의와 상식을 요구하는 민심에 항복한 것”이라며 “사의 표명을 통한 사퇴 수순이 아니라 윤 대통령이 해임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재연·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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