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이재진(29)·김예림(여·25) 부부

저(예림)는 회사 동기의 약 4개월간 반복된 소개팅 제안 덕에 남편을 얻게 됐습니다. 지난 2021년 11월, 처음 소개팅 제안을 받았습니다. 당시 연애할 생각이 없어, 소개팅 제안을 거절했죠. 하지만 동기는 틈날 때마다 소개팅 얘기를 꺼냈습니다. ‘얼마나 좋은 사람이길래 이렇게 이어주려고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어, 4개월 만에 소개팅을 받게 됐어요.

어렵게 성사된 소개팅 자리, 남편이 제게 별 호감이 없다고 느꼈어요. 표정은 내내 차분했고, 제가 하는 얘기도 듣는 둥 마는 둥 했거든요. 헤어질 때는 제게 악수를 청하더라고요. 그걸 보고 확신했죠. ‘악수? 아, 악수하고 나랑 끝내려나 보다’라고요.

하지만 집에 돌아오니 남편에게 귀여운 이모티콘과 함께 집에 도착하면 연락 달라는 메시지가 와 있었어요. 그러면서 다음 주말에 함께 드라이브를 가자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당시 남편은 처음 보는 이성과 함께 있으면 긴장돼 얼굴을 제대로 못 쳐다봤어요. 저와의 첫 만남도 다르지 않았던 거죠. 하다못해 소개팅 당일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고 해요. 하하. 두 번째 만남, 전보다는 좋아졌지만, 여전히 남편은 숙맥이었어요. 제가 “오빠, 나 손 시려”라고 말하니까, 남편이 “어? 핫팩 안 가져왔는데 어쩌지?”라면서 당황해하더라고요. 손잡아달라고 한 말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거죠. 결국, 제가 “뭘 어째 손잡아 주면 되지”라고 아예 코치해줬어요. 눈치는 부족하지만 손잡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까, 호감이 가더라고요. 그날 남편의 수줍은 고백으로 저희는 연애를 시작했어요.

지난해 11월 11일 저희는 결혼식을 치르며 부부가 됐어요. 결혼 준비 과정에 힘든 일도 있었지만, 남편이 제게 “혼자 힘들어하지 말고 나한테 기대”라고 말해준 게 기억에 남아요. 결혼해서도 서로에게 변함없는 사랑과 응원으로 하루를 가득 채우고 있어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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