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의 3배가 넘는 고가의 시계 여러 점을 착용해 이른바 ‘롤렉스 스캔들’에 휩싸인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처했다.
페루 국회는 1일(현지시간) 마르고트 팔라시오스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에 의해 발의된 대통령 탄핵안을 홈페이지 의안정보 시스템에 게시했다. 팔라시오스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행정부 통제라는 국회 기능을 행사하기 위해 우리는 명품 시계와 보석류 등 문제를 일으킨 볼루아르테에 대해 도덕적 무능력을 사유로 탄핵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불법 자산증식과 공직자 재산 미신고 등 혐의를 받는다. 그는 1만4000달러(약 1893만 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를 비롯해 최소 14점의 시계를 착용하고 약 2년여간 공식 일정(부통령 시기 포함)을 소화했는데, 이 시계들의 취득 경위가 불분명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그의 월급은 사회개발부 장관을 겸임하던 부통령 시절 8136달러, 대통령으로는 4200달러다.
한편 ‘도덕적 무능’은 과거 여러 페루 대통령을 탄핵하는 데 쓰인 단골 사유다. 페루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사망 또는 국회에서 판단한 신체·도덕적 무능력 등을 이유로 국회 의결을 거쳐 해임될 수 있다. 반역 행위나 선거방해 등 특정 범죄에 따른 처벌도 해임 사유다. 이 가운데 객관적으로 정의되지 않은 도덕적 무능력은 전적으로 국회의원들의 판단에 따른다.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전 대통령(2016∼2018년)과 마르틴 비스카라 전 대통령(2018∼2020년) 등 최근 잇따라 탄핵당한 페루 대통령들도 모두 도덕적 무능을 이유로 불명예 퇴진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전임인 페드로 카스티요(2021∼2022년) 전 대통령 역시 국회 해산을 시도하다 도덕적 무능을 사유로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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