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코코아 선물 가격, 두달 새 두배…역대 최고가
기후 변화와 재배 환경의 구조적 원인에 최근에는 투기 조짐까지
올해 많은 인기를 끌었던 영화 ‘웡카’를 보면 윌리 웡카는 사람들에게 맛있는 초콜릿을 마음껏 나눠주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초콜릿을 숨기는 악덕 상인들과 카카오나무를 지키던 움파룸파족이 그를 가로막습니다.
움파룸파족의 복수도 아니고 악덕 상인들의 횡포도 아닌데 우리가 쉽게 사 먹을 수 있는 초콜릿이 실제로 점점 귀해지고 있습니다. 코코아 가격이 급등하면서 같은 초콜릿이라도 포장 크기에 비해 너무 적은 용량이 들어 있어 슈링크플레이션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기업이 직접 상품 올리는 대신에 가격은 그대로 두고 슬그머니 양을 줄이는 판매 방식입니다. 쪼그라든다는 의미의 영어 단어 ‘슈링크(shrink)’에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친 말입니다.
영국의 한 소비자단체가 조사했더니 영국 마트에서 올해 부활절 달걀 모양 초콜릿은 가격이 오르거나 용량이 줄었다고 합니다.
원래 8파운드(1만3600원)였던 한 부활절 달걀 초콜릿은 대형 슈퍼마켓에서 13파운드(2만2000원)가 됐습니다. 또 다른 부활절 달걀 초콜릿 상품은 30g이나 양이 줄었습니다.
이는 초콜릿을 만드는 데 필요한 코코아 가격이 두 달 새 두 배가 넘게 뛰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국제 선물 시장에서 코코아 가격은 1t당 만 달러, 1300만 원을 돌파했습니다. 그간의 가격 상승률은 비트코인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원인은 공급 부족입니다. 전 세계 코코아 공급량의 약 75%를 담당하는 서아프리카 지역의 가나, 코트디브와르 지역의 카카오 생산량이 급감한 겁니다. 이 지역에서는 최근 기상 이변에 폭우와 가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병충해까지 들끓고 있는데,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병충해에 취약한 종, 노령화된 나무로 계속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 국가들은 카카오 생산량 전망치를 대폭 낮춘 상황입니다.
이런 구조적 원인에 최근에는 가격 급등으로 인한 투기 과열 조짐까지 보이면서 코코아 가격은 향후 몇 년간 진정되기 어렵다는 게 블룸버그의 분석입니다.
우유 가격이 오르면서 빵이나 커피 같은 관련 제품들이 줄줄이 인상되는 밀크플레이션이 있었는데요. 이제 초콜릿이 들어가는 과자나 빵, 아이스크림의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는 ‘초코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하는 걸까요?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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