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힘, 4·3학살의 후예”… 여당 “국민 갈라치기”

■ 이재명 추념식 발언 파문

이재명“韓 행사불참 사과해야”
네거티브 발언‘제주 표심잡기’

한동훈 “4·3은 현대사의 비극
희생자 마음깊이 추모”메시지

제주=김대영·충주=최지영 기자, 김보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제76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4·3 학살의 후예라고 할 수 있는 정치 집단이 바로 국민의힘”이라고 주장했다. 지원유세 일정으로 추념식에 불참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현대사의 비극 속에서 희생된 모든 4·3 희생자분들을 마음 깊이 추모한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추념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사과해야 하고, 4·3 사건을 폄훼한 인사들에 대해서는 공천을 취소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추념식에는 야권에선 이 대표, 윤영덕·백승아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비롯해 문대림(제주시갑)·김한규(제주시을)·위성곤(서귀포) 등 민주당 후보까지 총출동했다. 반면, 여권에선 한덕수 국무총리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만 참석했고 한 위원장이 불참했는데 이를 정면으로 꼬집은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은 여전히 4·3 사건을 폄훼하고 있다”며 “제대로 된 인식을 갖고 있다면 말로만 할 게 아니라 폄훼하는 인사들에 대해서 불이익을 줘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추념식이 열린 시각 충북 충주 성서동 젊음의 거리에서 지원 유세에 나선 한 위원장은 당 공보국 메시지를 통해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자리에 함께하고 있어야 마땅하나, 지금 제주에 있지 못한 점을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국민의힘과 정부는 제주 4·3에 대한 아픔에 공감하고, 말에 그치지 않고 행동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법무부 장관으로서, ‘군법회의 수형인’으로만 한정된 직권 재심 청구 대상을 ‘일반재판 수형인’까지 포함토록 했던 것 역시 그런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며 “제주도민들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반대했던 지난 정부와 달리,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를 제가 직접 설득해 관철했다”고 설명했다.

정광재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은 이에 대해 “상대 정당을 매도하며 자신의 정당성만 강조하려는 이 대표의 정치적 행태가 굉장히 유감스럽다”며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두 차례 4·3의 역사적 평가에 대해서는 뜻을 같이한다는 얘기를 했음에도 자꾸 이러는 것은 국민 갈라치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